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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칼럼_성공하는 기업의 비결] 고객 찾아 지속성장하는 기업, 슈나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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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기업의 비결, 이번 시간에는 세계적인 에너지 관리 및 자동화 전문기업인 ‘슈나이더 일렉트릭(Schneider Electric)’의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글 이정훈 차장 | 한겨레신문

경기도 양주의 에이스산업은 국내 유일한 1회용 라이터 제조업체다. 1986년 설립돼 30년 동안 국내 시장을 지키고 있다. 끊임없는 기술 개발로 원가를 줄여 수년간 판매 가격을 300~400원으로 유지하고 있다. 그 덕에 국내에 진출한 프랑스의 ‘빅(BIC)’이나 중국계 업체들이 함부로 가격 인상을 하지 못한다. 대기업의 경우 한 개 사업만 해나가기는 쉽지 않고 가능하지도 않다. 오히려 변화하는 소비자의 필요에 맞춰 환골탈태하고 끈기있게 성장하는 것이 대기업이 살길이자 사회적 책무라고 할 수 있다.

지속가능성이 높은 기업 가운데 9위

아돌프 슈나이더와 유진 슈나이더 형제가 1836년에 설립한 프랑스 회사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180년 역사 동안 수차례 주력사업을 바꿔가면서 지속성장기업으로 성장해왔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평가기관인 코오퍼레이트 나이츠(Corporate Knights)는 슈나이더 일렉트릭을 가장 지속가능성이 높은 100대 글로벌 가운데 9위로 뽑았다.

▲ 출처: 슈나이더 일렉트릭 공식 웹사이트
출처: 슈나이더 일렉트릭 공식 웹사이트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철강회사로 시작했다. 19세기 광산을 사들이면서 시작한 사업은 철강, 중장비, 조선 사업으로 확대됐다. 19세기 후반부터 변압기·발전기 같은 전기 설비 제조업으로 영역을 넓혔고, 20세기에는 세계대전 이후 국가 인프라 재건 사업에 참여하면서 호황을 누렸다.

전형적인 제조업체에서 변신을 시작한 것은 1980년대부터다. 새 최고경영자가 된 디디에 피노 발렌시엔느는 수익성이 없거나 전략적으로 불필요한 사업부문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철강, 조선 등을 정리하고 조직 구조를 단순화하면서 미래지향적인 사업 분야인 전력 사업에 초점을 맞췄다. 이 과정에서 전력 전문 회사를 사들였고 1988년에는 전력 배전과 산업 자동화에 집중하는 기업이 됐다. 1999년 새 최고경영자가 들어서면서 전력 분야의 전문성을 강조하려고 회사 이름을 아예 슈나이더 그룹에서 현재의 이름으로 바꿨다. 21세기 들어서는 저탄소 배출과 에너지를 적게 소비하면서도 안정성, 신뢰성,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관리 솔루션을 공급하는 데 힘 쏟고 있다.

끈기 있게 성장하라!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현재 주택, 빌딩, 공장, 데이터센터, 선박, 발전소, 병원, 호텔 등 전력을 사용하는 모든 곳의 에너지 관리를 돕는다. 스마트 센서나 오토메이션 기기 같은 하드웨어에서부터 지능형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에너지 관리 통합 솔루션을 제공해 고객들이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늘 연결된 상태에서 청정 전력 공급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한다.

▲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에너지 효율 증진 프로그램 / 출처: 슈나이더 일렉트릭 공식 웹사이트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에너지 효율 증진 프로그램 / 출처: 슈나이더 일렉트릭 공식 웹사이트

2015년 기준 100여 개 국가에서 17만 명의 직원이 일하고, 2014년 250억 유로(약 32조 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국에는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가 1992년 설립돼 활동 중이다. 미국 경제월간지 <포춘>은 2014년 500대 기업 중 가장 존경받는 기업 전자 부문 7위에 슈나이더 일렉트릭을 올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링크드인(LinkedIn) 은 2014년, 전 세계 인기 있는 직장 50위 안에 이 회사를 포함시켰다.

이와 대조를 보인 기업으로 미국의 멀든 밀스(Malden Mills)를 꼽을 수 있다. 미국 뉴잉글랜드 지방의 마지막 남은 섬유업체였던 이곳은 1995년 겨울에 화재로 공장이 대부분 불탔다. 소유주인 포이어스타인은 보험금을 받아 중국에 하청공장을 짓거나 임금이 낮은 다른 지역으로 옮길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노동자들은 나에게 의지하고 있다. 이 마을은 나에게 의지하고 있다”라며 같은 곳에 공장을 지었고 그동안 일손을 놓은 4천 명 노동자에게 임금을 지급했다. ‘1990년대의 성자’라고도 불렸고, 당시 클린턴 대통령은 그를 연두교서에서 언급했다. 하지만 얼마 안 가 사업은 어려워졌고 2001년 법정 관리에 들어갔다. 아무리 착한 뜻도 시대의 흐름과 함께 하지 않으면 사업의 성공은 보장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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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저성장’이 표준이 된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도 최근 자산 가치 320억 달러(약 37조 원) 규모의 GE캐피털 등 금융 부문을 미국 웰스파고 은행에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도 지속성장을 위한 변화를 택한 것이다. 잭 웰치 회장 시절 ‘알짜 사업’으로 평가받던 금융 부문을 과감히 정리하는 대신 기업용 소프트웨어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제프리 이멜트 회장은 사내 콘퍼런스에서 “2020년까지 세계 10대 소프트웨어(SW) 기업으로 체제를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주력 사업을 바꿔가며 지속성장

180년의 역사를 지닌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일찌감치 주력 사업을 바꿔가며 지속성장한 기업으로 성장해왔다. 특히 현재의 사업구조는 에너지 사용을 효율화해 버려지는 에너지를 줄이고 탄소 배출 감소로도 이어져 생태계의 질도 높인다. 사업이 성공을 거듭할수록 사회에 기여하는 바도 커지는 선순환 구조다. 다른 기업들이 ‘지속 가능 경영’, ‘사회적 책임’ 등을 사업과 별도로 의무로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자신들의 사업이 성장할수록 그 책임을 다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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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이 같은 지속가능 성장의 사업모델을 갖출 수 있었던 비결로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기 때문이라고 자평한다. 사업 분야를 정해놓고 움직이기보다는 변화하는 고객의 요구사항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면서 자연스럽게 기업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았다는 것이다. 사업 구조 변화를 가져온 Invensys(공정 자동화), APC(데이터센터 관리), Clipsal(조명제어), TAC(빌딩제어) 등 130개 회사를 인수 합병(M&A)한 것도 고객의 요구를 맞추는 데 필요한 경쟁력 확보 차원이었던 것이다.

장세진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교수는 지속가능한 핵심 역량은 고정되거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장 교수는 슈나이더 일렉트릭을 예로 들며 “기업이 끝없이 새로운 핵심 역량을 모색하면서 동시에 유망한 신사업으로 진출하고, 진출 후 끊임없이 이를 보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결국 끊임없이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 요구를 맞추려고 꾸준히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인 동시에 지속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키우는 요소다.


오늘날 슈나이더 일렉트릭이 지속성장하는 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변화’와 ‘고객과의 소통’에 있었군요. LG디스플레이 또한 끊임없이 변화함은 물론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을 더욱 확대함으로써 지속성장하는 기업으로 발전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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