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 스포일러] 만지고 느끼고 교감한다! 촉각 디스플레이

“사외필진의 글은 LG디스플레이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글: 동아사이언스 전승민 기자

일러스트: 한상엽

원고 출처: LG디스플레이 사보 GOO:D

디스플레이 개발자들은 항상 조금이라도 더 얇고 더 큰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기본기에 충실한 기술은 시장이 변하더라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인데요. 여기에 부가기능을 얹으면 시장의 틈새도 노릴 수 있고 한 발 더 나아가 형태나 질감이 자유자재로 바뀌는 디스플레이도 나올 수 있습니다. 탄탄한 기본에 아이디어를 더하면 보는 디스플레이를 넘어 촉감으로 교감하는 감성 디스플레이의 시대도 가능한데요. 조금은 먼 미래의 이야기 같지만, 근거 있는 가능성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디스플레이의 혁신, 새로운 감각을 더하다

교감형 디스플레이의 시초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바로 터치 스크린입니다. 이 기술은 이미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에 두루 쓰이고 있지요. 이후 주목 받은 기술이 하나 있는데, 일명 ‘솟아오르는 자판 기술’입니다.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하던 당시, 딸깍거리던 물리적 키보드에 익숙하던 사용자들의 불만은 타이핑을 할 때 손끝으로 감각을 느끼기 어렵다는 점이었는데요. 물론 진동 등으로 이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했으나, 타이핑을 할 때만 자판 모양에 맞춰 스마트폰 화면 일부가 튀어 오르도록 만들어 문제를 해결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왔습니다.

이에 몇몇 해외 기업은 자신 있게 상용화 계획까지 발표했는데요. 그러나 실제로 제품으로 개발된 적은 없습니다. 이유는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보이는데요. 중요한 건 평평하고 투명하게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던 디스플레이의 형태를 시시각각으로 변화시켜 사용자의 손끝 감각을 충족시키겠다는 발상 그 자체가 대단히 혁신적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미래에는 이 같은 개념이 한층 더 발전하면서 다양한 사용자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변신 디스플레이가 주목 받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촉각 교감형 기술이 발전할수록 사용자와 디스플레이기기의 교감은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디스플레이의 감성, 미래의 융합에 기대를 걸다

촉각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기 위해선 형태나 질감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다양한 물리·화학적 원리가 총동원되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어려움이 많죠. 산업화가 진행되지 않은 분야가 많아 기초과학기술부터 발전시키고 나서 빠르게 산업에 적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앞서 언급했던 키보드가 솟아오르는 디스플레이도 디스플레이 밑에 액체를 밀어 넣어 유연한 소재로 만든 화면의 특정 부분을 솟아오르도록 만드는 것이 이론이었으나, 완전히 투명하면서도 빠르게 동작하게 만들기는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원리를 활용한 변신형 인공렌즈 개발이 진행 중 이며, 이를 광학렌즈 등으로 만들면 도수 교정이 필요 없는 안경렌즈와 인체 삽입형 인공수정체 개발도 가능해집니다. 아무리 어렵다고는 해도 스마트기기가 사람의 손끝에서 움직이는 한 촉각으로 교감하는 기술은 지속해서 발전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그 기술이 만들 미래가 무척이나 감성적이고 또 간절하기 때문이지요.

#1. 공항 출입국장에서는 3차원 사진으로 증명

L씨는 해외 여행에 나서기 위해 공항에서 출입국 수속을 밟고 있는 중이다. 공항도 참 많이 변했다. 특히, 증명사진으로 신원을 확인하던 건 이제 옛말이 됐다. 출입국 심사관이 제출 받은 여권 하단에 붙은 전자 태그를 리더기에 집어넣자 바로 옆에 설치된 디스플레이 장치 위로 심사를 받는 사람의 얼굴 사진이 마치 조각품처럼 입체 형태로 솟아오른다. 심사관이 입체 사진을 보며 실물과 하나하나 세심하게 비교한다. 그렇게 체크를 마치고 L씨는 무사히 출국장을 통과했다.

#2. 스마트폰에서는 솟아오르는 입체 자판 시연

2030년. 최근 실용화되기 시작한 촉감 강화형 스마트폰은 화면 이곳 저곳이 자유자재로 튀어 올라와 마치 요술 상자 같다. 음성인식을 사용하는 일이 많아 키보드를 화면에 표시할 일이 많지는 않지만, 아직도 일부 기능은 손으로 글자를 입력해주는게 편할 때가 있다. 키보드 모양에 맞춰 올록볼록 솟아오른 키보드 끝을 손끝으로 눌러가며 글자를 입력한다. 촉감이 그대로 느껴지기 때문에 오타 확률도 적다. 몇 년 전까지만 평평한 화면 위를 더듬어 글자를 입력해야 했던 구형 스마트폰을 어떻게 써 왔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3. 학교에서는 태블릿PC로 촉감 교육까지 완료

초등학교 역사시간. 학생들은 저마다 촉각 교감기술을 적용한 태블릿PC를 하나씩 갖고 있다. 이에 교사는 한국 전통의 도자기에 대해 수업 중이다. 교실 중앙PC를 이용해 학생들의 태블릿PC를 일제히 조작하니 화면이 움직이며 부조 조각품처럼 도자기의 모습이 솟아 올라온다. 손으로 만져보니 매끄러운 청자의 표면 느낌까지 그대로 전해진다. 비록 청자의 한쪽 면이지만 학생들은 현장에 가서 도자기를 만져본 것과 같은 현실감각을 느끼며 수업할 수 있다.

#4. 시력 보정 기능으로 노년층의 선호 유도

나이 지긋한 대학교수. 그는 노년의 나이지만 스마트폰으로 신문도, TV도 적극적으로 찾아 보는 열혈 IT 마니아다. 교수가 스마트폰을 유독 선호하는 이유는 시력 보정 기능 때문이다. 손끝으로 만지면 지문 정보를 자동으로 인식해 사용자를 알아보며, 신문 등을 볼 때는 디스플레이 표면 변신 패널을 교묘하게 변형시켜 얇은 평면형 돋보기로 바꿔놓는다. 눈앞이 흐릿해 잘 쓰지 않던 스마트기기가 최근 들어 오히려 노년층에게 더 인기인 이유를 알 것 같다.

#5. 자동차에서도 모든 제어 버튼이 터치 스크린

미래형 자동차의 내부. 복잡한 스위치는 모두 사라지고 눈앞에 보이는건 넓은 터치 스크린 패널 하나가 전부. 터치 스크린 위로 솟아오른 볼록한 스위치를 딸깍 소리 나게 누르자, 즉시 에어컨이 켜진다. 이미 스마트폰의 보편화로 다양한 기계장치의 제어 패널이 대부분 터치스크린으로 변화하긴 했지만, 자동차나 항공기 등 안전과 직결되는 장치만큼은 물리 버튼을 없애지 못했었다. 손 끝으로 더듬어 버튼을 조작하는 감각을 얻지 못하면 운전 도중 딴눈을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신 패널이 생겨나면서 손끝 감각이 확실해져 이런 문제는 모두 사라진 상태다.

#6. 게임을 할 때도 촉감 인식 기능으로 현실감 100%

최신형 스마트폰이 새롭게 공개됐다. 최신 스마트폰에서만 구현 가능한 촉감 인식 기능을 지원한다. 손끝으로 스마트폰 화면을 더듬어 게임을 하다 보면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현실감이 느껴진다. 자잘한 진동 등은 기본. 주인공이 총기를 집어 들면 순간 손 끝에 차가운 금속 감각이 스쳐 지나간다. 하지만 총에 맞아 죽는 순간 뜨끈하게 피가 흘러나오는 느낌까지 구현한 건 너무 잔인하다. 게임을 19세 이상 성인 등급으로 상향 조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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