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간편하게 콘텐츠를 소비하는 ‘스낵컬처’ 트렌드에 대해서 소개해 드린 적이 있습니다. 출근길 지하철역이나, 친구를 기다리는 카페 등 자투리 시간에 즐길 수 있는 오락거리로 시작된 스낵컬처는 모바일 시장의 성장과 함께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고 있지요. 이와 함께 출판계에서는 스낵컬처의 일부인 ‘웹소설’ 시장이 급격하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웹소설’ 트렌드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웹소설, 무섭게 성장 중!
웹소설의 시작은 90년대 PC통신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전문 작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의 글을 올려 네티즌들과 공유하곤 했었죠. 지금 보면 조금은 오그라들 작품들도 있었지만, 그 당시의 시대상과 낭만을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웹소설의 전성기는 인터넷 카페가 생긴 후인데요. 10대~20대 젊은 작가들이 같은 나이대의 소녀들의 심장을 들었다 놨다 하는 로맨스 소설을 잇따라 내놓았죠. 2000년대 중반 ‘귀여니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세상의 화제가 되었던 인기 작가도 생겨났습니다.
그 이후 조금은 잠잠해진 웹소설, 하지만 최근 모바일 기기가 급속도로 보편화 되면서 다시 부활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환경에 맞춰 웹소설 서비스 업체마다 모바일에 최적화된 UI(User Interface)를 구현하고, 참신한 신인 작가들을 육성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는데요. 그 결과 2013년 이후 네이버 웹소설에 올라간 작품 수는 무려 총 23만 건이며, 현재 109명의 정식 연재 작가와 11만 명의 아마추어 창작자들이 웹소설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장르소설 사이트에서 작가로 데뷔하거나, 출판 계약을 맺은 작가들까지 더하면 이 수는 더욱 늘어나겠죠?
유료화의 움직임도 상당합니다. 사실, 처음에는 ‘사람들이 공짜로 보던 것을 이제 와서 돈 내고 보겠어?’라며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우려와는 달리 지난해 연 1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웹소설 작가가 7명에 달했고, 무려 2억 8,000여 만원을 벌어들인 작가도 있었습니다. 이 정도면 웹소설이 가지고 있는 경제적 잠재력이 상당하다는 걸 알 수 있죠.
해외로도 진출하는 웹소설, 드라마화까지?
이러한 웹소설의 인기에 힘입어 이를 원작으로 하는 2차 창작물도 활발하게 생산되고 있는데요.
▲ 웹소설로 시작해 드라마화가 진행된 <미스터백>, <뱀파이어의 꽃> (출처: MBC, TV캐스트)
웹소설 이조영 작가의 <올드맨>은 MBC 드라마 <미스터 백>으로 다시 태어났고, 신지은 작가의 <뱀파이어의 꽃>는 TV캐스트 웹드라마로 방영되었습니다.
또한, 네이버 연재 이후 3,000만 누적 조회 수를 기록한 <고결한 그대>는 2015년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방송콘텐츠 제작지원사업으로 선정되어 한국, 중국, 미국, 일본에서의 방영을 목표로 제작되고 있답니다. 이처럼 웹소설도 한류 아이돌이나 드라마 못지않게 새로운 한류 콘텐츠로 급부상하고 있는데요, 언젠가는 우리나라 웹소설이 K-Novel이라는 이름으로 세계에 전파되지 않을까요?
웹소설, 가장 인기 있는 카테고리는? – 게임판타지, 로맨스
▲ 스크린샷 출처: 네이버 웹소설 페이지
그렇다면 웹소설에서는 어떤 카테고리의 콘텐츠가 가장 인기 있을까요? 남성독자들에게는 게임 판타지, 여성 독자들에게는 로맨스 분야가 대세입니다. 지난날 소년 소녀들이 보았던 인기 소설 카테고리와 별반 다르지 않죠.
이 중에서도 가장 두터운 독자층은 로맨스 웹소설을 즐기는 30~40대 여성입니다. PC통신 시절부터 모니터로 인터넷 소설 작품을 읽는 데 익숙했던 독자들이 웹소설 서비스 독자층으로 이동해온 것이지요. 연재되는 창작물 역시 로맨스 웹소설의 비중이 가장 큽니다.
독자들에게는 새로운 읽을거리를 주고, 작가들에게는 새로운 수익 창구를 열어준 ‘웹소설’ 서비스. 앞으로 웹소설은 계속해서 진화의 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텍스트만 있는 기존 소설과는 달리 삽화나 배경음악, 더빙을 넣는 새로운 방식도 속속들이 생겨날 것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더욱 성장하고 변화할 웹소설 서비스, 기대해봐도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