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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칼럼] 지멘스를 지탱하는 두 기둥, 친환경과 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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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기업의 비결, 이번 시간에는 독일 베를린과 뮌헨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적인 전기전자기업 ‘지멘스’의 사례를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글 최갑천 차장 | 파이낸셜뉴스

지속성장이 기업의 화두가 된 지금, 다른 기업의 선례를 살펴보고 이를 본받는 일은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세계 최대 전력회사인 지멘스의 지속성장 비결을 통해 우리가 나아갈 길을 생각해보자.

169년을 이어온 지속성장의 대표 기업

‘지멘스 보청기’. 어린 시절 라디오 광고를 통해 익숙하게 들었던 이름이다. 당시는 지멘스(SIEMENS)가 어느 나라 말인지, 어느 나라 기업인지조차 몰랐다. 공교롭게도 기자가 되고 전자업계를 담당하면서 지멘스가 세계 최대 전력 회사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회사가 지금은 지구상 모든 곳의 전력 기반이 되는 발전기의 원리를 발명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 출처: siemens.com
출처: siemens.com

지멘스는 창업자인 에른스트 베르너 폰 지멘스(Ernst Werner von Siemens)가 1847년 기계공인 J.G.할스케와 베를린에서 공동 창업한 전신기 생산회사 ‘지멘스-할스케’에서 출발했다. 이후 지멘스는 러시아에서 대규모 전신망을 깔고, 영국에서 해저 케이블 부설에 성공하는 등 유럽 최대 전기회사로 성장했다. 특히, 1857년 발전기의 실용화에 필요한 전기자(電機子)를 개량했고, 1867년에는 자동발전의 원리를 발견해 오늘날 발전기의 토대를 완성했다.

▲ 전신건설회사 ‘지멘스-할스케’의 초기 로고 / 출처: siemens.com
전신건설회사 ‘지멘스-할스케’의 초기 로고 / 출처: siemens.com

이를 바탕으로 지금은 발전, 송·변전,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솔루션, 전력 에너지의 효율화에 이르기까지 전력화 분야와 메디칼 영상 및 임상 진단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우뚝 섰다. 전 세계 200여 나라에서 근무하는 지멘스 가족만 2015년 기준 34만 8,000여 명에 이를 만큼 전 세계에 지멘스의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다. 지멘스는 우리나라와도 인연이 깊다. 한국전쟁 이후 종전 재건 프로젝트에 참여해 국내에 발전 설비, 화학 공장, 시멘트 공장, 케이블 설치 등의 기반 시설 건설에 참여했다.

2014년에는 포브스가 선정한 ‘글로벌 2,000대 기업’에서 대기업(Conglomerates) 부문 2위에 올랐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 일반 산업 부문과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평가 산업 자본재 기업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169년을 이어온 지속성장의 대표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지멘스가 160년이 넘는 지속성장의 역사를 써온 비결은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바로, 친환경 중심의 포트폴리오 사업구조연구개발(R&D)식 혁신주의다.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친환경 기술과 에너지효율 솔루션

환경 보호는 지멘스 주요 경영 전략의 하나다. 지멘스는 지구온난화, 기후변화 등 전 세계가 당면한 환경 이슈를 극복하기 위해 에너지 기술환경 보호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멘스의 친환경 포트폴리오는 복합화력발전소, 지능형 빌딩자동화 기술 등과 같이 에너지 고효율 제품들과 시스템, 풍력 등의 신재생 에너지, 그리고 맑은 공기를 위한 친환경 기술 등을 포함한다. 지멘스는 배기가스 감소, 효율적인 자원의 활용을 포함한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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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포트폴리오를 통해 무엇보다 고객사들이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에너지 비용 절감, 생산성 증대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지원하는 게 핵심 목표다. 2014년 지멘스의 친환경 제품과 솔루션을 통해 고객사들이 절감한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4억 2,800만톤에 달한다. 이는 베를린, 홍콩, 런던, 로스앤젤레스, 모스크바, 뉴욕, 서울, 도쿄 등 13개 대도시의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맞먹는다.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한 ‘혁신 경영’

지멘스는 창립자인 베르너 폰 지멘스가 1847년 전신에 사용되는 지시 통신기를 개발해 장거리 메시지 전송을 가능케 한 이래로 169년 동안 전기·전자의 다양한 분야에서 수많은 발명을 통해 인류의 삶을 향상시켰다.

에른스트 베르너 폰 지멘스가 개발한 다이얼 전신기 / 출처: siemens.com

지멘스가 세계 최초로 발명한 역사적 기술들은 수없이 많다. 1879년엔 전력 공급 시스템을 사용하는 최초의 전철 자동차를 개발했고, 1905년에는 최초의 금속선 이용 백열등을 대량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1958년에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인공 심장 박동기의 이식 수술에 성공했으며, 1965년 세계 최초의 실시간 진단(Real time-Diagnose) 초음파 기계도 개발했다. 1980년에는 최초의 디지털 방식 전화 교환 시스템을 개발했고, 1997년에는 최초의 칼라 액정 핸드폰도 선보였다. 이후 세계 최초 다중 튜브 방식의 컴퓨터 단층촬영(CT) ‘소마톰 데피니션’(2004년), 통합교통시스템 ‘루어 파일롯(Ruhr Pilot)’(2006년), 세계 최초 통합형 분자자기공명영상(MR) 시스템인 ‘바이오그래프 mMR’(2010년) 등을 잇따라 개발하며 전기통신, 의학기기 분야에서 독보적 연구역량을 과시했다.

이 같은 성과들은 창립자의 실험 정신을 기반으로 현재까지 혁신(Innovation)을 비즈니스의 원동력으로 여기며 신기술 연구개발에 매진해 오는 지멘스의 경영철학이 뿌리를 깊게 내렸기 때문이다. 2014년 기준 지멘스는 매출의 5.7%인 41억 유로를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전 세계 연구개발센터에서 2만 8,800여 명의 전문 연구개발 인력과 1만 7,500명의 소프트웨어 인력이 신소재, 신광원, 메디칼 영상, 미래형 공장, 로봇, 친환경 에너지, 물류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Business Innovation Technology Invention Idea Concept

이런 집중적인 연구개발의 성과로 지멘스는 2014년 기준 총 5만 6,100건의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다. 2013년 기준 특허 건수로는 유럽에서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외에도 전 세계 대학, 연구센터, 파트너사들과 매년 1,000여개의 연구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특히, R&D에 기반한 지멘스의 혁신경영은 자원빈국과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약점에도 우수한 인적 자원을 가진 우리나라 기업들의 적합한 모델로 평가할 수 있다.

동북아시아의 중심에 위치한 우리나라는 기술 기반 시설과 역동적인 성장, 뛰어난 인재 등으로 첨단 산업 분야의 연구 개발 투자가 활발한 편이다. 뛰어난 국내 기술력과 인력 수준은 무엇보다도 한국을 R&D 투자처로 각광받게 하는 주된 요소가 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우리 기업들이 R&D 역량 강화를 위해 170여 년을 지속한 지멘스의 성장 전략을 심도 있게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


‘나는 단기간의 이익을 위해 우리의 미래를 팔지 않을 것’이라는 지멘스의 창업자 베르너 폰 지멘스의 지론처럼,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은 오늘날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기업의 생존을 유지하기 위한 비즈니스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LG디스플레이 또한 끊임없는 혁신과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지속성장하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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