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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리포트]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블루오션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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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불교의 발상지이자 세계에서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나라? 이제는 여기에 하나를 추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인도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를 바꿀 블루오션이라는 사실을 말이죠! 왜 그런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글 배옥진 기자 | 전자신문

세계 스마트폰 시장 블루오션으로 여겨진 중국이 빠르게 레드오션으로 변했다. 여전히 대수 기준으로는 세계에서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해온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성장세가 둔해졌다. 스마트폰 제조사는 물론 디스플레이 패널, 반도체 등 관련 부품 기업도 중국을 잇는 새로운 성장 시장이 어디가 될지 눈을 돌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최근 인도의 스마트폰 시장에 부는 변화의 바람이 심상치 않다.

자존심보다 실리! 인도의 중·보급형 시장

인도는 이미 지난 2013년부터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대 스마트폰 시장으로 떠올랐다. 이제 미국을 제치고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이 됐다. 특히 올해 LTE 서비스 도입을 앞둔 것도 주효했다. 저소득층이 많은 경제 구조상 피처폰 위주였지만 2013년부터 저가형 스마트폰이 빠르게 보급됐고 중급형 이상 모델의 판매도 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것이다.

Location India. Blue pin on the map.

불과 약 1년 전만 해도 보급형 스마트폰에 대한 시장 관심은 크지 않았다. 스마트폰 제조사도 플래그십 모델 위주의 자존심 경쟁에 집중했다. 하지만 불안정한 세계 경제와 경기 침체로 플래그십 스마트폰 성장세가 둔화하고 중급형과 보급형 제품군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플래그십 모델 중심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전략에서 벗어나 중급형과 보급형 물량을 늘려 매출과 점유율을 우선 확대하는 것에 힘을 실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저가형 스마트폰 위주로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인도는 세계 스마트폰 제조사가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시장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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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세가 둔화한 것도 인도에 더 관심이 쏠리는 이유 중 하나다. 중국 지능조작계통시장조사보고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 2011년 1억2,000만대, 2012년 2억 8,000만대, 2013년 4,000만대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이후 눈에 띄게 성장세가 둔화했다. 2014년에는 4억4,000만대, 2015년은 4억7,000만대로 소폭 성장에 그쳤다. 올해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4억7,000만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이미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했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 시장 규모 자체는 숫자만 놓고 보면 여전히 크지만, 과거처럼 대수 기준 성장은 더는 기대하기 힘든 수준이 됐기 때문이다.

중국에 ‘샤오미’가 있다면? 인도는 ‘마이크로맥스!’

인도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현지 스마트폰 제조사의 성장세와 기술력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가 가성비 높은 제품으로 이슈몰이를 하며 세계 시장에 브랜드를 알린 것처럼 인도 기업들도 경쟁력 있는 가격과 성능을 앞세워 해외 진출을 시도 중이다.

▲ 인도 스마트폰 시장 2위 기업 마이크로맥스 (출처: http://www.micromaxinfo.com/)
인도 스마트폰 시장 2위 기업 마이크로맥스 (출처: http://www.micromaxinfo.com/)

특히 인도 스마트폰 시장 2위 기업 마이크로맥스(Micromax)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 10위 규모로 성장한 대표 현지 제조사다. 지난 2000년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출발했으나 2008년 휴대폰 사업에 진출하면서 2007년부터 2014년까지 매출이 무려 469배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마이크로맥스의 2014년 매출은 750억 루피(약 1조3,162억 원)다. 마이크로맥스의 뒤를 잇는 현지 스마트폰 제조사는 인텍스(Intex), 카본(Karbonn), 라바(Lava)가 꼽힌다. 모두 인도에서 성장했고 러시아, 네팔, 방글라데시 등 해외 진출을 추진하며 영역 확대를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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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텍스 스마트폰 (출처: http://www.intex.in/)

4개 기업의 성장 배경을 살펴보면 모두 100달러대 저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공략한 게 특징이다. 다양한 현지 언어와 문화를 반영하고 배터리 용량을 늘리는 등 현지 문화와 시장 상황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것도 공통점이다. 초기 중국 기업의 성장 전략과 상당히 유사하다.

현지 제조사들이 저가폰 위주로 초기 성장을 도모한 결과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가격대별 브랜드 점유가 뚜렷하게 갈리는 구조가 됐다. 보급형 시장을 장악한 현지 제조사들은 이제 중급형과 프리미엄 시장으로 확대를 꾀하고 있다. 반면 현지 프리미엄폰 시장에 포진한 삼성전자와 애플은 점차 중급형과 보급형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 중이어서 이들과 경쟁 접점이 커지고 있다.

▲ 카본 홈페이지 (출처: http://www.karbonnmobiles.com/)
카본 홈페이지 (출처: http://www.karbonnmobiles.com/)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인도는 150달러 미만 스마트폰이 전체 시장에서 80%를 차지할 만큼 가격에 민감하다.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LTE폰도 100달러대부터 시작할 정도다. 반면 고가폰 수요도 상당하다. 매출 기준으로 600달러 이상 스마트폰 비중은 17%에 달한다.

인도 스마트폰이 전·후방 시장에 미칠 영향은?

인도의 부상은 세계 스마트폰 제조사와 관련 부품 기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 화웨이, 샤오미, 오포 등 현지 제조사 브랜드가 성장하면서 관련 디스플레이 패널, 메모리,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카메라모듈 등 주요 핵심 부품 공급사 실적에 영향을 끼친 것과 마찬가지다.

최근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저렴한 가격대에 상대적으로 높은 성능디자인을 갖춘 제품을 중심으로 사용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는 추세다. 이제 단순히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를 내기 힘든 시장이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인도 시장을 공략하려면 가격 경쟁 제품군보다 높은 성능과 디자인 만족도를 제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LG전자가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인도 현지에서 스마트폰을 직접 양산하고 있고 삼성전자가 다양한 중저가 모델을 적극적으로 선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 인도현지에서 생산하고 있는 LG K7과 K10 (출처:www.lge.co.kr)
인도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는 LG K7과 K10 (출처: www.lge.co.kr)

스마트폰 후방기업도 저렴한 가격에 고성능 부품을 공급할 수 있는 제품군과 공급망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 중국의 주요 부품 기업의 경우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와 함께 성장하며 가성비를 무기로 내세울 수 있게 됐다. 인도 스마트폰 제조사 중 중국 부품을 사용하는 기업도 많다.

한국 후방기업은 인도에서 중국 후방기업과 더 치열하게 가격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현지 진출하는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에 앞선 제품을 먼저 제안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인도 기업과의 전략적 협업 가능성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을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제시해 단순 가격 경쟁이 아닌 부가가치 위주의 경쟁으로 전환시키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는 인도의 스마트폰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다른 각오와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네요. 철저한 시장 조사와 함께 그 나라의 문화와 가치를 반영한 제품을 출시하기 위한 노력 또한 계속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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