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던 설 연휴가 지나고, 어느덧 겨울의 끝자락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오늘은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담아 이색 전시회를 소개해드리고자 하는데요. 바로 프랑스의 대표적인 인상파 화가이자 ‘빛의 마술사’라고 불리는 ‘클로드 모네’의 작품을 새로운 방식으로 재현한 <모네, 빛을 그리다> 전시회입니다. 예술과 기술이 만나 선사하는, 원작 그 이상의 감동에 푹~ 빠져 보시죠.
‘컨버전스 아트(Convergence Art)’로 만나는 명작
이번 전시가 더욱 특별했던 이유는 예술과 IT미디어가 결합된 ‘컨버전스 아트(Convergence Art,캔버스에 그려진 1차원적인 그림에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더한 예술)’라는 점인데요. 명화가 디지털로 변환되어 입체영상신호로 바뀐 뒤, 고화질의 프로젝터를 통해 전시장 벽면의 대형 스크린에 투사되는 컨버전스 아트는 예전에 소개해드렸던 ‘헤세와 그림들’展과 같은 유형의 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약 60여 개의 프로젝터와 4m 높이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는데요. 2D, 3D 하이테크기술을 활용해 모네의 그림이 빛에 의해 다양하게 변화되는 광경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클로드 모네가 전하는 빛의 이야기
<모네, 빛을 그리다>展은 크게 5개의 오리지널 섹션과 3개의 스페셜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감각적인 조명과 영상 테크놀로지, 고화질 프로젝터가 어우러져 더욱 웅장하고 근사한 느낌을 자아내더군요. 그럼, 본격적으로 모네의 작품들을 살펴볼까요?
‘인상주의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모네의 작품들은 그 명성에 맞게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특히 빛과 공기의 움직임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을 그렸던 모네의 작품이 대형 스크린에 투사되어, 마치 모네의 눈을 빌려 세상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더라고요.
또한 웅장한 스크린을 통해 그동안 쉽게 접하지 못했던 모네의 마스터피스를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그림 속의 사람이 걸어가거나, 바람이 불어 흩날리는 나뭇잎 등 생생하게 움직이는 그림을 통해 정적인 평면 그림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색다른 경험이 가능한 것도 <모네, 빛을 그리다>展만의 특징입니다.
이 밖에도 모네가 그린 작품의 배경이기도 한 연못의 모습을 미디어테이블로 구현한 인터렉티브존도 따로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사진 속에 보이는 연못을 손으로 터치하면 헤엄치는 물고기를 만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물의 흐름이 반응하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요.
이처럼 그저 바라보는 것이 아닌 몸으로 직접 체험하는 생동감 넘치는 전시를 통해 관객들이 작품의 일부가 되기도 하고, 작품을 재구성해보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위 사진은 클로드 모네의 연작 가운데 가장 유명한 ‘수련’ 시리즈를 파리의 오랑주리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는 것과 같은 모습으로 재현한 <자연의 거울: 수면 위의 수련> 존입니다. 이곳에서는 3개의 벽면을 장식한 대형 스크린 속에서 8개의 수련 그림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전시장내에 흘러나오는 음악과 함께 작품을 천천히 감상하고 있노라면, 마치 실제로 연못가에 앉아 물결에 일렁이는 수련을 바라보듯 편안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이처럼 ‘미술 작품은 정적인 모습을 감상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깰 수 있도록 이번 전시에서는 컨버전스 기법으로 극대화된 작품들을 경험할 수 있답니다.
‘빛은 곧 색채’라는 인상주의 원칙을 끝까지 고수하며 많은 연작을 통해 동일한 사물이 빛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여주었던 클로드 모네. 전시를 다 보고 나오니, 마치 한 편의 고전 명화를 본 듯 뇌리에 깊은 여운이 남았는데요.
잠시 지루하고 단조로운 일상을 벗어나 메마른 감성을 충전시켜 줄 따뜻한 전시회를 찾으신다면, 모네와 함께하는 빛으로의 산책 어떠신가요? 😀
<전시정보>
전시기간: 2015.12.11~2016.05.08
전시장소: 용산 전쟁기념관 B1 기획전시실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월요일 휴관)
관람요금: 성인 15,000원 / 초중고 12,000원 / 아동 8,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