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연구지원팀 이상진 팀장
오늘 콘텐츠는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연구지원팀의 이상진 팀장의 기고문입니다. 전통적으로 스마트폰과 TV 산업에 제품을 공급하며 디스플레이 산업이 성장해 왔습니다. 이상진 팀장의 기고문은 추후 디스플레이의 주류 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인사이트 넘치는 이상진 팀장의 글을 만나보시죠.
새로운 어플리케이션 발견의 중요성
디스플레이 패널의 대표적인 어플리케이션은 전통적으로 스마트폰, TV, 그리고 PC모니터와 노트북입니다. 과거 2007년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맥월드 행사에서, 스티브 잡스가 첫 번째 아이폰을 세상에 공개하며, “애플은 아이폰으로 폰을 재발명한다”고 선언한 이래, 아이폰은 현재까지 11차례에 걸쳐 새로운 모델을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10억대 이상 판매된 21세기 최고의 베스트 셀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의 포화와 중국업체의 급성장으로 최근 애플은 매출과 순이익이 15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하는 굴욕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이처럼 현재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정체되고 있으며, 디스플레이 시장은 킬러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매우 절실하게 요구 받고 있습니다.
더불어, 최근 중국업체들이 거대한 내수시장에서의 약진에 힘입어 점점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면서, 국내 스마트폰 업체는 물론 유수의 해외 기업들도 미래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더구나 세계 TV시장은 최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국내 업체들은 프리미엄 TV 시장을 공략하면서 아직 시장 점유율 1,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은 자국 시장에서의 성장을 바탕으로 맹추격하며 한국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PC모니터와 노트북 시장도 역성장과 성장정체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를 인식하고 국내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들은 대형 OLED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등 차별화된 신기술을 무기로 세계 시장에서의 선도를 이어가려는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전세계 3,800개 업체가 참석한 CES 2017에서의 화두는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OLED TV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삼성과 LG는 TV와 가전에서 우위를 확인하였으나,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춘 새로운 시대 강자로서의 가능성은 아쉬운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여전히 두려움의 대상인 소니와 파나소닉은 자율주행자동차 개발업체로 업태를 탈바꿈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손잡고 신제품을 선보였습니다. 1,300여개 부스가 운집된 중국업체는 전시관을 빨간색으로 채우며 기술위용을 뽐내며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과거 LCD가 CRT를 넘어서 디스플레이 기술의 주류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시대적 배경이 있습니다. 90년대 중후반부터 본격적인 지식사회가 도래하면서 노트북이 급속히 보급되기 시작했고 뚱뚱한 CRT 모니터를 얇은 LCD 모니터로 교체 하려는 바람이 불었습니다. 당시에 CRT로는 노트북을 만들 수 없었고 책상의 반을 차지하던 CRT 모니터에 대한 거부감이 기술 변화를 촉진했습니다. 또, 화질이 CRT에 비해서 나쁘다는 혹평과 기술 성숙에도 한계 있을 거라는 부정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얇고 가볍다는 장점 하나로 디스플레이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 후에는 스마트폰이라는 지구상 최강의 어플리케이션에 LCD와 OLED에 탑재되면서 디스플레이 산업을 이끌었습니다. 즉,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시대가 만나면서 디스플레이 산업은 폭발적 성장을 해왔던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아직까지 대표적인 킬러 어플리케이션은 아니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메인스트림(주류)으로 ‘승격’될지도 모를 어플리케이션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합니다. 대부분은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겠지만, 이렇게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아이디어를 찾다 보면 스마트폰과 같이 폭발력 있는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봅니다.
전자액자
이 제품은 대표적인 크라우드펀딩인 킥스타터(www.kickstarter.com)에서 출시한 전자액자입니다. 기존 전자액자가 PC를 이용해 유선으로 동기화를 했지만, 이 제품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무선으로 자기가 원하는 사진이나 그림을 동기화할 수 있습니다. 충전도 무선으로 되지만 최근 스마트폰에서 사용되는 무선충전 방식은 아닙니다. 스타일리쉬한 사진이 많이 업로드 되는 인스타그램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신선해 보입니다.
The popSLATE 2’s E-Ink screen displays
이 제품은 아이폰의 액서사리로 판매되는 보조 디스플레이입니다. 이 제품도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인디고고(www.indiegogo.com)에서 후원 받은 제품입니다. 아이폰 뒷면에 케이스처럼 장착하는 형태로 4.7인치, 200dpi 전자종이 디스플레이로 올웨이즈온(always-on) 디스플레이를 구현했습니다. 레노버의 요타폰(YotaPhone)의 후면 디스플레이를 연상하게 합니다. 요타폰도 같은 크기인 4.7인치 전자종이를 사용하는데 235ppi인점을 고려한다면 화소밀도가 아쉽다는 생각이 드네요. 비슷한 제품이 안드로이드 폰 용으로도 출시되고 있습니다.
Motion sensing building wall
워싱턴DC에 소재한 터렐 플레이스(Terrell Place)의 1층 벽면은 바닥부터 천장까지 거대한 디스플레이로 마감되어 있습니다. 총 면적은 158m2 크기라고 하며, 14개의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사람의 동작도 인식합니다. 또, 사람이 지나갈 때마다 꽃이 흔들리거나 파형의 방향이 변하는 등의 반응을 합니다. 전광판으로 대표되는 LED 디스플레이를 이용하여 설치했으며, 특정한 목적이 있기보다는 엔터테이먼트적 요소가 크다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관광 코스로 널리 활용 되고 있습니다.
Sony CLEDIS
이번 CES 2017에서 소니는 초대형 비디오 월을 선보였습니다. 이는 작년에 출시한 CLEDIS 디스플레이 유닛(18X16인치) 144개를 연결하여 약 10X2.7미터짜리 압도적 크기의 초대형 디스플레이로 구현했습니다. 소니는 지속적으로 LED 디스플레이에 대한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작년에 출시된 CLEDIS는 각 화소 크기가 0.003mm2으로 4K 및 8K 대응이 가능합니다. 일반적인 평판 디스플레이로 연결된 비디오 월이 검은색 베젤에 의해 화면을 방해 받는 것에 비해서 이 제품은 전혀 베젤이 없어 하나의 커다란 디스플레이로 보이는 장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E-paper signage
전자종이를 이용한 디지털 사이니지입니다. 런던 워털루 브릿지(Waterloo Bridge) 등의 버스 정류장에 설치되어 승객이나 보행자에게 교통 정보를 알려줍니다. 지도, 시간표, 도착시간 등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에 전달해주는데, 이는 우리나라와 유사하지만 차이점이 있다면 정보전달 디스플레이가 우리나라는 LED인 반면, 여기서는 전자종이를 사용한 점입니다.
사실, 국내 LED 사이니지의 경우 퀄리티가 낮고 LED 픽셀이 깨지는 경우도 많아서 도시 경관을 헤치기도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심미적으로는 LED보다 전자종이가 우수하며, 가격이나 전력소모 면에서도 다른 디스플레이에 비해서 유리하기 때문에 내구성만 보완한다면 이렇게 옥외와 같은 험한 환경에 설치하기에 적합해 보입니다.
Forever 21 thread screen
미국의 유명한 패션 브랜드인 포에버21(Forever 21)에서는 독특한 디스플레이를 만들었습니다. 의류 회사답게 실로 만든 디스플레이를 만든 것이죠. 그라데이션으로 염색된 실이 감긴 실타래 하나가 하나의 픽셀이 됩니다. 6,400개의 실타래가 돌면서 이미지를 재생합니다. 인스타그램 사진을 보여주는 서비스도 제공되고 있으며, 아직은 광고가 가장 큰 목적인 디스플레이입니다.
Gululu
물병에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는 아이디어는, 쓸모 여부를 떠나서, 누구나 접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 제품도 물병에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 물병으로 20세기에 유행했던 다마코치 같은 게임 콘텐츠를 넣어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고자 합니다.
터치 센서와 모션 센서가 탑재되어 있어 물을 마시거나 흔들면 디스플레이 안에 있는 캐릭터들이 반응을 하고, 정해진 하루 목표치의 물을 마시면 목표가 달성되는 게임이 들어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물을 자주 마시는 습관을 기르기 위한 목표로 제품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Leia Display
이 디스플레이는 프로젝션 기술을 이용해 이미지를 공중에 띄어서 마치 홀로그램처럼 보이게 하는 기술로 이미지가 맺히는 스크린이 수증기입니다. 그전에 유사한 제품들이 출시되긴 했는데, 이 제품이 가장 크고 이미지 품질이 좋습니다. 동작 인식센서를 바탕으로 스마트폰의 터치와 같은 기능도 가능해서 공중에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수증기만 외부 빛에 반사가 안 된다면 마치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홀로그램 한 장면을 연상하게 합니다.
GoTouch
GoTouch는 TV나 프로젝션된 이미지에 터치 기능을 주어 디지털 화이트보드로 만들어주는 제품으로 국내 스타트업 업체가 개발했습니다. 터치 기능이 내재되어 있는 디지털 화이트보드와 달리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TV화면이나 빔프로젝터로 프로젝션 된 이미지에는 직접적으로 글쓰기나 그림 그리기 등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이 제품은 적외선 센서를 이용하여 TV화면이나 빔프로젝터로 프로젝션 된 이미지를 터치스크린으로 바꿔줍니다. 전용앱과 전용펜을 이용하면 이미지, PDF, 동영상 파일에 주석을 달 수 있습니다. 디지털 화이트보드와 같이 값비싼 인터랙티브 디스플레이를 이용하지 않고도 기존 디스플레이를 인터랙티브 디스플레이로 바꿔줄 수 있는 제품입니다.
“사외필진의 글은 LG디스플레이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