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몇 번의 커다란 패러다임 변화를 맞았습니다. 증기기관을 통한 운송 혁명, 전기 힘을 이용해 대량생산 시대를 열었던 2차 산업혁명, 컴퓨터를 통한 자동화가 이뤄진 3차 산업혁명까지… 그렇다면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은 어떤 아이템을 중심으로 어떻게 전개될까요? 그 자세한 내용을 아래에서 살펴보시죠.
고성수 차장 | 내일신문
정부는 최근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예산을 46% 증가시켰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카, IoT, 무인기 등 산업화 속도가 높은 10대 분야를 집중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 사업을 신설하는 등 기존의 산업도 고도화하겠다고 한다. 이 중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단연 디스플레이다. 미래 유망 산업으로 기대를 받고 있는 디스플레이는 과연 4차 산업혁명에서 어떤 역할을 해내게 될까?
영화 속 모습이 현실이 된 세상
▲ 영화 <애프터 어스> 컨셉 아트, 제작 콜롬비아 픽처스, Dean Sherriff
2013년에 나온 <애프터 어스>라는 영화가 있다. 3072년 윌 스미스 부자가 우주선을 타고 가다 불시착을 하는데, 그곳이 바로 1000년 전 대재앙으로 멸망한 지구라는 설정의 영화다. 대부분의 SF영화가 그렇듯 제작진이 고민한 미래의 생활상이 이 영화에도 나온다. 특히 부상당한 윌 스미스는 우주선 안에서 구조신호를 보내기 위한 아들의 모험을 다양한 디스플레이를 통해 지켜본다. 태블릿PC 크기의 투명한 디스플레이나 우주선 벽면에 가득한 디스플레이를 이용하기도 한다.
▲ 기존 사각형 디스플레이의 형태를 탈피한 원형 디스플레이(좌)와 자유롭게 휘어지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우)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으로만 만날 수 있었던 이러한 첨단 디스플레이 기술들이 조금씩 현실이 되고 있다. 투명한 디스플레이, 둘둘 말 수 있는 디스플레이, 건물 유리창을 디스플레이로 활용하는 것 등 기술의 발전이 작가와 영화감독들의 상상을 현실로 만들었다. 또 다른 예로 2002년, 배우 톰 크루즈가 주연한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개봉했을 때 영화 속 다양한 첨단 기술은 영화 자체만큼이나 화제가 됐었다. 톰 크루즈는 영화 속에서 양손을 허공에서 움직이며 다양한 영상을 제어하는데, 그 모습이 수많은 광고에 등장할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이런 모습이 불과 10여 년이 지난 지금, 실제로 가능해졌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의 디스플레이
최근 우리 사회의 화두 가운데 하나는 ‘4차 산업혁명’이다. 증기기관의 출현으로 인한 1차 산업혁명, 전기 힘을 이용해 대량생산을 시작했던 2차 산업혁명, 컴퓨터를 통한 자동화를 의미하는 3차 산업혁명. 그리고 최근 주목 받는 4차 산업혁명. 이는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공장과 제품의 지능화’를 말한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이 일반화되면서 공장이나 일상생활의 기기 등이 지능화되고 있다.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로봇 등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표하는 것들이다.
그렇다면 디스플레이는 여기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지능화된 기계와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이다. 미래에 인간과 기계는 조정간이나 자판이 아니라 청각이나 시각적인 통로를 통해 소통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음성인식이나 영상인식 기술 등이 주목 받는 이유기도 하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자동차에 탑승한 승객이 자동차에 목적지를 입력하는 것부터 이동 과정에서 이용하는 다양한 서비스 등을 청각이나 시각, 즉 음성이나 스크린을 통해 소통하게 된다. 그렇기에 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지능정보 시대는 디스플레이 산업에 새로운 그리고 비중 높은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 Mercedes-Benz F 015 Luxury in Motion (출처: Mercedes-Benz USA)
실제로 지금까지 디스플레이는 자동차 전체 원가 가운데 1~2%를 차지하는 데 불과했다. 적용되는 영역이 내비게이션, DMB 등으로 한정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래의 자동차에는 대시보드는 물론 모든 유리창까지 지능형 디스플레이로 정착될 전망이다. 지난해 벤츠가 선보인 콘셉트카 F015가 이 같은 미래의 자율주행차 모습을 잘 보여줬다. F015에 탑승해 자율주행 모드를 선택하면 핸들이 전면의 대시보드 안으로 밀려 들어가고, 운전석과 조수석이 뒤로 회전해 앞뒤 좌석이 마주 보게 되는 형태로 바뀐다. 차 내부에는 6개의 스크린이 장착돼 탑승자들은 이를 손으로 터치하거나 눈짓을 통해 원하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OLED로 여는 미래 세상
대한민국 디스플레이 산업은 2004년 LCD에서 일본을 앞지른 후, 12년째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 2015년 우리나라는 LCD 39.2%, OLED 96.2%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은 이제 새로운 도약을 이뤄내야만 생존할 수 있는 현실이다. 기존 시장의 포화와 후발주자들의 추격이 매섭기 때문이다. 실제 TV, 스마트폰 등 전통적인 디스플레이 시장은 이미 성장 한계에 다다랐다. 또 중국 등 후발주자들의 추격으로 차별적인 경쟁력을 갖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새로운 차원의 경쟁을 준비해야만 한다.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OLED’다. OLED 기술력은 우리나라가 경쟁국들과 상당한 격차를 유지하며 세계 최고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중국 등 일부에서 생산에 나서고 있지만 우리를 추격해 오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OLED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는 하나 더 있다. OLED가 갖고 있는 확장성 때문이다. OLED 기술을 이용하면 구부리거나(Flexible), 접을 수 있는(Foldable)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으며, 투명한 디스플레이도 가능하다. 영화가 다시 한 번 현실이 되는 것이다. 이러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디스플레이는 꼭 필요한 요소가 아닐 수 없다.
최근 LG디스플레이는 10세대급 OLED 생산라인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차별적인 설비 투자는 업체 간에 극복할 수 없는 수익성 격차로 이어지게 된다. 그렇기에 OLED 기술경쟁력과 생산능력에 있어 업계 최고 수준을 확고하게 유지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의 고민은 매우 희망적이다. 아직 미래는 오지 않았지만, 상상력은 늘 현실이 되어 왔다. OLED로 여는 세상도 조만간 손에 잡힐 것으로 보인다. 그 산업의 중심에 LG디스플레이가 먼저 도착해있으려면 OLED 기술 진보를 바탕으로 디스플레이 산업의 투자는 물론이고 타산업과의 융•복합 역시 서둘러야 한다. 앞선 자가 방심하지 않고 조금 더 빨리 달리면 결과는 분명해질 테니까.
4차 산업혁명의 주역이 될 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그 중심에서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한다는 사명감으로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을 개척해나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나갈 LG디스플레이의 행보를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