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기업의 비결, 이번 시간에는 일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회사인 ‘도요타’의 사례를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글 정지은 기자 | 한국경제신문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게 있어 품질과 생산성은 반드시 지켜야 할 요건이다. 아무리 첨단기술로 무장한 제품이더라도 품질이나 생산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 승승장구하던 도요타가 급격히 추락했던 것도, 재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 당당히 부활에 성공한 것도 모두 ‘품질과 생산성’에 그 답이 있다.
무리한 원가절감이 제품 결함으로
기업이 품질을 놓칠 경우 그로 인한 피해는 치명적이다. 일본 자동차업체 도요타가 2009년 대규모 리콜 사태로 위기에 봉착했던 것도 품질 관리에 소홀했던 게 결정적 원인으로 꼽힌다. 당시 도요타는 2008년 금융위기 후 늘어가는 재정 적자를 탈피하려고 무리한 원가절감에 나섰다. 일단 원가부터 줄이고 생산성만 높이는데 집중하다가 품질 관리를 소홀히 했고 결국 제품 결함으로 이어졌다.
2009년 8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렉서스 ES350의 가속페달 고장으로 차에 탄 일가족 4명이 사망하면서 대규모 리콜 사태가 시작됐다. 이 사건은 ‘품질 제일주의’를 외치던 도요타에 절체절명의 위기를 가져왔다. 품질에 대한 신뢰가 깨져 판매가 급격히 떨어지고 만 것이다.
도요타는 한동안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최근 업계에서 ‘완벽히 부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회사는 2013년 회계연도(2013년 4월~2014년 3월)에 이어 2014년 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도요타는 작년 5월에 공개한 2015년 상반기 결산에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보다 20% 늘어난 2조 7,505억 엔으로, 2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품질 경영’으로 돌아가 사상 최대 실적을 내다
이처럼 도요타가 부활에 성공한 핵심 요인은 품질 경영에 대한 재정비 덕분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도요타는 대규모 리콜 사태 후 모든 경영활동을 품질 중심으로 진행하며 생산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이 변화는 2010년 2월 24일을 기점으로 본격화됐다. 이날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 사장은 미국 워싱턴 D.C 하원의원 청문회에 참석해 렉서스 ES350 사고 원인과 책임을 추궁받았다. 아키오 사장은 대규모 리콜 사태에 대한 비판을 수용하고 유족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한 뒤 품질 관리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도요타가 매년 2월 24일을 ‘품질 경영의 날’로 정한 것도 품질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이날의 아픔을 반복하지 않도록 품질 관리에 신경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도요타는 그해 아키오 사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글로벌 품질특별위원회를 설립하고 세계 6개 지역에 최고품질책임자(CQO) 자리를 신설하는 등 품질 관리 시스템을 강화했다.
이때부터 도요타에서 생산, 판매하는 제품은 품질을 최우선으로 삼았다는 게 아키오 사장이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부분이다.
업체 관계자는 “도요타가 내부적으로 품질 관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인식하고 신뢰 회복을 위해 다양한 방안은 시도하며 노력했기 때문에 지금처럼 다시 부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품질 관리의 중요성을 몸소 깨닫고 절치부심의 자세로 좋은 품질의 제품을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데 힘쓴 결과 실적 경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도요타가 추락했다가 부활한 사례는 제조업체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남겨준다. 당장 눈앞의 이익을 위해 품질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이다. 요즘 도요타는 공장 곳곳에 ‘품질’이라는 슬로건을 걸어두고 품질 관리에 앞장서고 있다. 직원들에 대한 품질 교육도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도요타가 향후 실적 개선을 확신하는 것도 품질에 대한 자신이 있어서다.
점점 치열해지는 기업의 품질-생산성 경쟁
품질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게 아니다. 품질 관리를 위해선 생산 설비와 시스템의 품질을 지속 관리하는 체계를 갖추고 임직원들에게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품질 의식을 꾸준히 강조해야 한다. 품질 관리를 철저히 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미국의 품질경영학자인 필립 크로스비는 “품질 수준을 올리기 위해 투자한 비용은 품질 향상으로 얻는 이익에 비하면 무료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더구나 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과 기대수준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제조업계에선 품질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기업의 기본 과제나 다름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제는 품질과 생산성이 얼마나 좋은지가 기업 경쟁력을 판가름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앞으로는 제조업체 사이에서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을 것인가에 대한 경쟁보다는 품질, 생산성 관리에 대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좋은 품질과 효율적인 생산성을 갖추는 것은 우리 제조업계에 있어 가장 중요하고 우선적인 전제가 되겠죠. 도요타와 같이 품질과 생산성을 두루 갖춘 기업들이 더욱 많아지길 기대하며, 다음에도 흥미로운 사례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