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의 생산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CPO 정철동 부사장은 생산 및 공정 기술 분야에 오랜 시간 몸담으면서 최고의 양품과 수율을 자랑하는 오늘날의 LG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을 구축해냈습니다. 줄곧 생산 관련 책임자를 맡아온 정철동 부사장은 생산과 관련된 방대한 조직을 이끌며 성취한 놀라운 성과에 대해, 도전과 소통이 답이었다고 말합니다.
국내외 사업장의 모듈 및 패널생산, 구매까지 관리하는 CPO는 업무 범위가 정말 넓습니다. 광범위한 업무를 하면서 최우선에 둔 목표는 무엇이었습니까?
기본적인 목표는 결국 생산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차별화된 디스플레이 제품을 생산해내기 위해선 고도화된 기술이 필요한데 그 고도화된 기술이란 곧 장비와 공정의 극한을 요구합니다. 이를 위해 LG디스플레이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핵심기술을 먼저 확보하고, 시스템이나 프로세스를 강화하는 등의 활동들을 펼쳐가고 있어요. 또한 언제나 기본 엄수를 강조합니다. 대부분의 품질사고가 기본이 안 지켜질 때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이런 목표를 구성원들과 공유하고 독려하는 활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지난해 2월 ‘품질사고 제로화’를 위한 발대식을 갖고 생산 공정상의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개선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습니다. 품질사고 제로화가 중요한 이유는 고객과의 관계에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납기일이나 생산량 등을 맞추기 위해서는 품질 사고가 발생해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실수와 우연한 사고로 발생했던 문제들을 철저하게 분석하여, 그 사례를 사내 교육 정규과정에 편성시키고, 해당 업무와 관련된 사원들은 반드시 교육 받도록 했고, ‘Max Capa, Min loss’ 활동도 지속하고 있습니다.
생산성 향상에 ‘Min Loss/Max Capa’ 운동이 큰 역할을 했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운동인가요?
LG디스플레이는 맥스 캐파(Max Capacity, 생산성 극대화) 활동과 민 로스(Min Loss 손실 최소화) 활동을 10년 가까이 지속적으로 벌여오고 있습니다. Max Capa는 장비의 성능을 100% 이상 최대한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고, Min Loss는 생산 활동에서 발생하는 손실 부분을 찾아내 최소화 시킴으로써 생산성을 개선하는 활동을 말합니다. 이 활동을 통해 회로를 만드는 노광 공정을 5단계에서 3단계로 줄이기도 했고, 월 11만 장이었던 7세대 공장의 생산능력을 월 14만 장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많은 개선 효과를 통해 지금의 안정적이고 혁신적인 생산 능력을 확보할 수 있었지요.
LG디스플레이는 장비를 잘 다루는 기술을 연마하는 동시에 장비 자체를 국산화하는 일에도 땀을 쏟아왔는데요.
외국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장비 산업을 육성하기 시작한 것은 오래된 일입니다. 사실 반도체와 LCD 산업을 먼저 시작한 나라는 미국과 일본이에요. 두 나라는 현재 우리나라와 대만, 중국에 시장 선두자리를 내주었지만 산업 장비에 있어서는 여전히 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품 경쟁력이 낮더라도 장비 기술이 있다면, 여전히 힘을 가질 수 있는 것이지요. LG디스플레이 역시 이 부분에 주목, 장비산업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강조해 왔습니다.
산업에서의 영향력 부분뿐 아니라, 우리가 원하는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서도 그에 맞는 장비가 있어야 합니다. 수입된 장비는 교체가 어렵고 국제 정세가 틀어졌을 때, 장비보급이 막힐 위험이 있습니다. 국내 장비업체를 키워서 기술 독립을 해 놓으면, 외국업체가 쉽게 자사 기술을 따라오지 못할 뿐 아니라 안정적으로 생산 능력을 유지해 나갈 수 있습니다.
국산화는 결국 국내 협력업체들의 경쟁력 강화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LGD는 협력사와 함께 성장하기 위해 ‘동반성장’을 적극 실천하고 있으시지요?
LG디스플레이가 업계 1위에 오르고 이 자리를 수성하는 데는, 수많은 협력사의 도움이 절대적이었습니다. 협력사의 성공이 곧 우리의 성장동력이기 때문에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자사의 기술, 안전, 교육과정을 오픈해서 협력사가 활용할 수 있게 하고, 정부와 지방 단체가 주도하는 중소기업 육성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1차 협력사들 위주로 필요한 부분을 해결해주고 있지만, 곧 2, 3차 협력업체로 점차 늘려갈 계획입니다.
CPO 산하에는 인원이 많다 보니 조직문화에 신경이 많이 쓰일 것 같습니다.
CPO 조직은 정말 크기 때문에 부사장인 저부터 현장에 있는 신입사원까지, 빠르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크지만 작은 조직’을 만드는데 집중했습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경청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제가 출근해서 하는 일이 사람들 이야기 들어주는 겁니다. 구성원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조직의 문제를 알게 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수 있지요. 또한, CPO산하 구성원 모두가 같은 생각을 가지고,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자는 취지로 정기적으로 ‘일심동행’을 발행하여 회사 경영 환경이나 조직문화에 대해 소통하고 있습니다.
구성원 간의 소통뿐 아니라 다른 조직들과의 소통도 중요합니다. CTO산하에서는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사업부에서는 그것들을 제품화하며, CPO산하에서는 생산을 담당하고 있는데요. 각 조직이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역량을 하나로 모아야만 실한 성공의 결실을 맺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도전을 하셨는데, 부사장님께 도전은 무엇으로 정의될 수 있을까요? 앞으로는 또 어떤 도전을 이어가실 생각이신지요?
1999년에 저는, 제가 몸 담았던 LG반도체가 현대반도체에 통합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저는 그때 “우리가 1등이었다면 살아남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래 생존할 수 있는 기업이 되기 위해 1등 기업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끊임없이 도전했습니다. 사람들은 위험을 두려워해 도전을 주저하지만 역설적으로 기업은 계속해서 도전해야 안전해지는 겁니다. 그래서 실패를 하더라도 계속해서 도전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기업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물에만 의존하는 ‘천수답 경영’에 빠져서는 안됩니다. 내제화된 실력이 있다면 경기나 상황에 상관없이 흔들리지 않는 기업을 만들 수 있습니다. 주변 환경이 바뀌더라도 돈을 벌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고, 그런 구조가 지속되도록 단단한 기반을 만드는 것이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정 부사장은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을 지키면서, 적당한 목표가 아니라 높은 목표를 향해 큰 도전을 하는 혹여 실패를 하게 되더라도 같은 잘못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히 배워가다 보면 결국 원하는 높은 목표에 다다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언제나 그래왔듯 지금 LG디스플레이 앞에 주어진 과제는 ‘큰 도전’입니다. 쉽지 않은 도전을 통해 결국은 영속하는 기업으로 끊임없이 성장해 나갈 LG디스플레이에 많은 관심과 애정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