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LG디스플레이 블로그에서는 전자 혁명의 시초가 된 트랜지스터에 대해 알려봅니다. 먼저, 트랜지스터는 무슨 뜻일까요?
트랜지스터(transistor) = 트랜스(trans, 바뀜) + 레지스터(resistor, 저항)
트랜지스터는 우리가 지금 쓰는 스마트폰, 태블릿 PC, 노트북을 만들 때도 사용되는 핵심적인 요소인데요. 다른 부품들과 한데 묶여 없어서는 안될 집적회로(IC)의 핵심 소자로 자리 잡았죠!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트랜지스터가 어떻게 발명되었는지 알아볼까요?
1948년, 벨 연구소에서 트랜지스터가 탄생하다
▲ 왼쪽에서부터 존 바딘, 윌리엄 쇼클리, 월터 브래튼 (출처: Engineering history)
1947년 12월 23일 오후 미국 뉴저지의 벨연구소. 세 명의 과학자가 프로젝트 결과를 공개합니다. 그리고.. 터지는 함성! 게르마늄 조각의 손톱만한 부품에 가는 도체 선을 접촉하니 전기신호가 증폭되는 현상이 나타난 것입니다.
전쟁이 끝난 1945년 이후, 당시 학계의 가장 큰 화두는 진공관을 대체할 수 있는 전자 증폭기의 개발이었습니다. 당대 대부분 전자 기기의 핵심 부품은 진공관이었는데요. 그러나 진공관은 부피가 너무 커 회로의 크기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었고, 발열이나 전력 소모가 심각했습니다. 게다가 내구력이 취약했고 값도 비싸 전자기기의 소형화나 대중화의 걸림돌로 작용했습니다.
아시다시피 벨 연구소는 최초로 통화서비스를 시작한 곳인데요. 처음에는 여성 교환원을 두고 통화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인건비가 오르자 자동식 교환기를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자동식 교환기의 주요 부품인 진공관의 고장이 잦고, 통화량이 점점 많아져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해 트랜지스터를 만드는 데 성공하게 됩니다!
▲ 출처: 위키피디아
그 연구 결과로 벨 연구소의 존 바딘, 월리엄 쇼클리 1956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지요.
그들의 차후 행보도 재미있는데요. 존 바딘은 추후에도 계속 반도체를 연구해 초전도 이론으로 또 한 번 노벨상을 수상했습니다. 쇼클리는 얼마 후, 상업적으로 더 가능성이 높은 양극성 트랜지스터를 개발해 실리콘벨리의 시조가 되었고요. 고든 무어는 그 유명한 글로벌 IT 그룹인 인텔을 세웠습니다. 역시 트랜지스터를 발명한 사람들답게 대단하네요!
트랜지스터,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 다양한 종류의 트랜지스터들 (출처: 위키피디아)
이쯤 되니 트랜지스터가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궁금해지지 않나요? 대부분의 전자부품의 경우, 두 개의 단자(저항, 다이오드)를 이용하는 데 비해, 트랜지스터는 이미터(emitter), 베이스(base), 컬렉터(collector) 세 개의 단자로 구성됩니다. 그 단자의 역할을 잠깐 살펴보고 가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 이미터: 순방향 전류를 공급해 주는 역할
– 베이스: 이미터에서 콜렉터로로 흐르는 전류를 조절하는 역할
– 콜렉터: 에미터에서 공급한 전류를 받아들이는 역할
본격적으로 트랜지스터를 알기 위해서는 전기의 흐름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기는 정공(Hole)이라 하고 ‘-‘전기는 전자(Electron)라고 불리곤 하는데요. 트랜지스터의 전류는 정공과 전자의 흐름에 의해 형성됩니다.
위의 트랜지스터 구조 속에서 P형 물질은 정공을 많이 보유한 물질로서, ‘+’의 전기를 발생시킵니다. 예상하셨다시피 N형 물질은 ‘-‘의 전기를 발생시키지요. P-N-P와 N-P-N의 차이는 전원을 가해주는 방향의 차이입니다. (N-P-N형의 경우 콜렉터 → 베이스 → 이미터로 전류가 흐르고, P-N-P형의 경우 이미터 → 베이스 → 콜렉터로 전류가 흘러요)
최종적으로 전류가 나오면 어떻게 되는지 아시나요? 흘려보낸 약간의 전류가 수배나 수십 배로 증폭됩니다. 이것이 바로 작은 트랜지스터가 20세기 전자혁명을 이끈 비결이고요!
작지만 강하다! 트랜지스터
▲ 텍사스 인스트루먼츠와 I.D.E.A.가 공동 개발한 최초의 트랜지스터 라디오 리젠시 TR-1의 광고
(출처: Regency TR-1 Transistor Radio History)
마지막으로 트랜지스터의 강점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죠! 트랜지스터가 나올 때까지 진공관은 혁명적인 재료였습니다. 트랜지스터는 진공관과 원리는 거의 비슷하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훨씬 효율적인데요. 우선 트랜지스터는 진공관의 1/220의 작은 크기를 가지고 있죠. 만약 트랜지스터가 발명되지 않았다면 지금의 스마트폰 같은 소형 전자 제품은 만나보지도 못했을 겁니다.
또한, 진공관은 필라멘트를 달구어 전자를 빼내는 구조라, 전력을 많이 소모하게 되는데요. 이 때문에 지금 우리가 쓰는 전자 기기와는 아무래도 잘 맞지 않겠죠. 그러나 트랜지스터의 수명은 반영구적이며 예열할 필요도 없습니다. 대단하죠?
▲ 과거 LG전자에서 진공관 모양의 디자인으로 출시되었던 RA26 레트로 오디오
물론 초기의 트랜지스터는 열에 약하고 잘 부서지는 등의 약점도 있었지만, 개선을 거듭해 현재는 거의 모든 전자기기에서 진공관을 밀어낸 상태! 하지만 일부 음악 마니아들의 취향까지 바꾸지는 못했는지, 진공관으로 제작한 오디오 앰프는 아직도 클래식한 멋을 가진 음향기기로 취급받고 있습니다.
이 트랜지스터는 LCD 디스플레이에서도 만나볼 수 있는데요. 트랜지스터는 영상을 나타내는 화소를 독립적으로 제어해 디스플레이에 화면을 표시합니다. TFT-LCD판 위에는 머리카락 하나의 두께를 1/100로 나눈 크기와 같이 눈으로 볼 수 없을 만큼 아주 작은 트랜지스터가 수백 만개나 들어가 있죠! 추후 디스플레이 상식사전에서 이 TFT-LCD에 대해서도 소개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