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구글, 아마존, 에어비앤비와 중국의 알리바바, 텐센트.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기업 안의 또 다른 기업, 사내벤처를 통해 혁신적인 성장을 보여준 유니콘 기업이라는 점입니다. 최근 국내에는 제 2의 벤처붐이 일고 있는데요. LG디스플레이 역시 사내벤처 지원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운영하는 기업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오늘은 CTO(Chief Technology Officer, 최고기술경영자) 산하 LG디스플레이 연구소 미래기술연구실 황한신 실장과 미래기술 육성 Task 김영옥 책임 두 분을 모시고 LG디스플레이 사내벤처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하였습니다.
Q. 사내벤처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간단한 설명 부탁 드립니다.
황한신 실장: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사업 외 신사업에 대한 발굴 또는 검증 측면에서 범위적으로 크게 잡고 있는 것이 바로 사내벤처입니다. 회사에 있는 천 명이 넘는 전문 연구 인력, 즉 내부 인력을 활용하여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사업과 연결해보자는 취지에서 사내벤처를 시작하게 되었죠. 사업의 성패 여부를 모르는 상황에서 큰 리소스를 들이기보다는 아이디어의 가능성을 보고 하고 싶은 사람이 아이디어를 검증하고 발전시킨다는 면에서 기존에 하고 있던 전사 프로젝트와 길을 달리하는 느낌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LG의 모든 회사가 일괄적으로 진행한다기보다는 각각의 상황에 맞춰서 필요한 회사들이 검토하여 도입하고 있습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LG디스플레이가 가장 선두에 서 있죠.
Q. 어떤 목표를 가지고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김영옥 책임: 크게 세 가지 지향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대외 환경에 대한 대응인데요. 디스플레이 사업 환경이 변화하고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외부 환경을 접하고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주어진 일만 하는 것이 아닌 아이디어를 통한 신기술•신사업 발굴에 목적을 두고 있고요. 마지막 세 번째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조직 문화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사내벤처 활동을 통해 자신이 몸으로 느낀 기업가 정신, 사업에 대한 이해, 기술뿐만 아니라 사업을 위한 마케팅, 사용자 인터뷰 등을 몸소 체험함으로써 현업에 돌아와서 좀더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자세를 갖도록 하기 위함이죠.
Q. 사내벤처 지원 프로그램은 어떤 절차를 통해 선발되나요?
황한신 실장: 사내벤처는 공모제도로, 1년에 한 번 공모를 통해 진행됩니다. 올해에도 9월에 공고가 나간 후 10월까지 모집이 완료되며, 내부 평가를 통해 선발된 인원을 꾸려 12월부터 1년 동안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Q. 사내벤처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내부 반응은 어땠나요?
황한신 실장: 평소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안정적인 직장에서 리스크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저희도 그런 부분들을 걱정했는데, 요즘에는 젊든 아니든 도전해서 큰 꿈을 이루고자 하는 리스크 테이킹(Risk Taking)의 분위기가 사회 전반적으로 깔려있기 때문에 무리 없이 시작될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김영옥 책임: 드림챌린지 1기는 CTO 부문을 대상으로 했고, 이번 2기부터는 전사를 대상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1기 모집 전 CTO 부문의 구성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70%의 비율이 굉장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때 인사적인 우려사항들을 제도에 반영하기도 했죠. 현재 1기가 잘 운영되고 있어 아마 2기 때는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현재 제 1기 드림챌린지를 운영 중에 있는데요. 어떤 아이디어들이 채택되어 추진되고 있는지 소개 부탁 드립니다.
김영옥 책임: 현재 드림챌린지 1기는 총 4개 팀이 선발되어 운영 중입니다. 노안개선용 헬스케어 기기, 층간소음 해소를 위한 노이즈캔슬링 기기, VR•AR 게임을 더욱 실감나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촉감센싱 기기, 마지막으로 VR•AR용 게임 등이 개발 중에 있습니다.
Q.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드림챌린지의 도전을 어떤 방식으로 지원하고 계신가요?
김영옥 책임: 사내벤처에 지원한 사람들은 리스크 테이킹을 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을 느끼면 사내벤처가 활성화되기 어렵겠죠?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사내벤처 제도의 가장 큰 리스크는 인사적인 측면입니다. 일단 아이디어를 낸 사람을 리더로 임명하고, 5인 이내의 구성원을 리더가 직접 채용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인사고과도 비대상으로 분류하여 개발에 몰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경험 상 스핀오프(Spin-Off, 분사) 후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데스 밸리(Death Valley)기간이 3년 정도됩니다. 그 안에 실패할 수도, 성공할 수도 있죠. 그래서 3년 이내에 실패하면 다시 회사에 입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이 부분이 사내벤처를 지원하는 사람한테는 마치 보험과도 같은 안정감을 주는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프라적으로는 별도의 사무 공간과 개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회사와 정부에서 지원금이 제공됩니다. 근태도 법의 테두리 안에서 자율적으로 진행되며, 지원금도 대부분을 팀 내에서 결정하여 집행합니다. 이것도 하나의 회사처럼 운영하도록 하기 위함이죠.
사내 사업화로 연결이 되면 그 조직에서 본인이 리더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수익이 발생하면 영업 이익의 일정 부분을 개발에 참여한 멤버들에게 3년간 지급하도록 제도화하였습니다.
방법적인 측면에서 다른 회사와의 차이가 있다면, 저희는 실제 경험이 많고 투자도 하는 전문 엑셀러레이터(Accelerator)와의 협약을 통해 4팀 모두 1대 1 매칭하여 멘토링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황한신 실장: 이것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사업이라는 것은 동네 치킨집을 하더라도 치킨 튀기는 기술만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죠. 수익을 얻고, 사업자등록증도 받고, 간판도 걸고, 홍보물도 만들어야 하는 것처럼 엔지니어들이 본래 하던 기술 개발 외 세무, 법무, 사업 전략 등 부대 상황에 대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물론 내부적으로도 지원할 수 있지만, 외부 스타트업/사내벤처 육성 전문 기관과의 협약을 맺어 지원하고 있습니다.
Q. 1년간의 드림챌린지 활동 이후의 향방이 궁금합니다.
황한신 실장: 1년 후 네 가지 결과 있습니다. 하나는 1년간의 활동을 통해 아이디어를 잘 발전시켜 스핀오프 후 스타트업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경우입니다. 사업성은 있으나 분사보다는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될 경우 사내에서 사업을 진행하게 되며, 사업이 생각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중단하고 이후 원 소속으로 돌아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능성이 있으나 1년으로 부족하다면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방안도 마련되어 있죠.
Q. 드림챌린지 외 미래 디스플레이 산업을 이끌어갈 신기술 개발 및 전략 마련을 위한 방안이 있으신가요?
김영옥 책임: 정기적인 공모 프로그램을 통해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드림플레이’를 운영 중입니다. 드림챌린지가 내부적인 것이라면 외부의 혁신 기술을 받아들이기 위해 마련된 것이 드림플레이 프로그램인 것이죠. 현재 2기 모집 중이며, 36개의 아이디어 중 서류 심사를 통해 11개를 선발, 지금 한창 최종 선정 단계에 있습니다. 선발이 완료되면 각 팀 당 기술을 실제로 구현할 프로토타입을 만들 수 있는 비용을 지원하고, 잘 성장하면 우리와 새로운 사업 개발을 진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Q. 올해 말, 드림챌린지 2기를 확대 모집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원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황한신 실장: 가장 중요한 것은 ‘도전 정신’입니다. 남들에게 “새로운 일을 하기 위해 무조건 너의 리스크를 걸어봐라.” 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부분입니다. 결국은 본인이 하고 싶은 것들을 시도하기 위해 지원하는 것이죠. 우리가 할 일은 100%는 아니지만 직원들이 안심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잘 갖춰주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까지 미래 디스플레이 산업을 이끌어갈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LG디스플레이 사내벤처 지원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보았습니다. LG디스플레이는 끊임없는 제도적 개선을 통해 임직원들이 안정적으로 도전을 이어갈 수 있도록 응원할 예정이오니, 올해 말 있을 드림챌린지 2기 모집에 임직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