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시회 데이트의 필수 코스로 손꼽히고 있는 한남동의 새로운 문화예술 아지트, 디뮤지엄. 마침 <아홉 개의 빛, 아홉 개의 감성>이라는 주제로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고 해서 찾아가 보았는데요. ‘빛’이라는 개념으로 각 아티스트들은 어떤 작품을 만들어냈을까요? 기대하는 마음으로 첫 번째 방문부터 열어보도록 할게요.
▲ Neon Forms (after Noh Ⅰ and Ⅱ) by Cerith Wyn Evans
앗, 갑자기 시야가 어두워지는데요. 아무래도 ‘빛’을 소재로 하는 만큼 이렇게 깜깜한 방들이 대다수입니다. 발 조심하면서 천천히 이동해주세요.
가장 첫 번째 방에서는 하얀색 빛의 선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작품이 전시되어있는데요. 이 작품의 작가는 주로 비행기의 항로나 에너지의 흐름을 네온으로 시각화하는 작업을 해왔다고 해요. ‘움직임’을 빛으로 표현하는 분이시죠. 이번 작품에서는 일본 전통극 ‘노’ 배우들의 움직임을 구현했다고 하는데요. 배우들의 섬세한 몸짓을 상상하며 빛을 가만히 따라가 보세요. 😀
▲ Contour by Flynn Talbot
다음 방에서는 Contour, 즉 등고선이라는 이름을 가진 작품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지문 모양을 형성하며 은은하게 빛이 흘러나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어두운 와중에도 작품 속에 제 모습이 살짝 보이는데요! 실제로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자신과 마주하는 기회를 가져라”는 조언을 했다고 하네요. 우리를 비추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빛과 거울을 바라보며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 Mirror Branch Daelim by Studio Roso
이 곳은 다른 방과는 달리 상당히 밝고 화려한데요. 빛을 반사하는 구조물이 만든 아름다운 빛의 조각 덕분에 실내에 있는데도 햇볕 좋은 날 한가롭게 정원을 산책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빛과 평범한 재료들이 공간의 분위기와 우리의 기분까지 바꿔버릴 수 있다니, 신기하죠?
▲ My Whale by Tundra
그리고 우리는 또다시 어두운 공간 속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이 작업을 이해하려면 약간 상상력이 필요한데요. 고래의 머릿속에 들어와 있다고 상상해보세요! 그러면 육각형 모양으로 가득 찬 이 공간과 여기에 울려 퍼지는 몽환적인 음악이 조금 이해가 가실 거예요.
시각예술가, 사운드 엔지니어, 프로그래머로 구성된 러시아 아티스트 그룹 ‘툰드라’는 단초점 프로젝터를 통해 다양한 색과 무늬의 빛을 1,400여 개의 육각형에 투사해 마치 고래의 두뇌 세포가 살아 숨 쉬는 듯한 효과를 만들어냈습니다. 마치 파도와 같이 부드럽게 움직이는 고래의 세포들이 신기해 자꾸만 뒤를 돌아봤답니다.
▲ Bourrasque by Paul Cocksedge
다음은 영국 출신 제품 조명 디자이너가 만들어낸 작품입니다. 무엇인가가 휘날리는 것 같기도 하고…궁금한데요? 좀 더 가까이 가서 살펴보겠습니다.
▲ Bourrasque by Paul Cocksedge
와우, 아래에서 보니 더욱 멋지네요. 이제 이 작품의 제목이 뭔지 짐작하시겠어요? 바로 Bourrasque(갑자기 불어 닥친 바람)입니다. 사무실 한쪽에 쌓여있던 수백 장의 종이들이 갑작스러운 바람에 창문으로 날아가는 모양새를 구현해낸 거죠.
이 작품의 작가는 새로운 재료를 사용하기로 유명한데요. 이 작품도 새로운 LED 소재를 일일이 구부리고 모양을 잡아 바람에 날리는 가볍고 유연한 종이 모양을 표현했습니다. 갑작스레 불어오는 바람의 상쾌한 기운이 전달되는 것 같네요. 😀
▲ CMYK corner / CMYK wall / Don’t look into the light by Dennis Parren
이곳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알록달록한 그림자였는데요. 실제로 많은 분이 이곳에서 ‘와~’하고 탄성을 지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여기서 잠깐, 미술 시간이나 과학 시간에 배웠던 빛의 색 삼원색, 기억나시나요? 빛의 삼원색인 빨강, 초록, 파랑을 모두 겹치면 하얀 빛이 됩니다. 물감의 온갖 색을 섞으면 검정이 되는 것과는 반대죠! 이런 식으로 빛을 섞어 노랑, 밝은 파랑, 마젠타(심홍색) 등 다채로운 그림자들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 CMYK corner / CMYK wall / Don’t look into the light by Dennis Parren
다음 방에서는 이 빛의 조합을 직접 체험할 수도 있었는데요. 마치 흰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듯 다양한 색상의 그림자가 보이네요. 실제로 SNS를 찾아보면 이 공간에서 친구와, 연인과 함께 그림자 사진을 찍어 올린 분들이 상당히 많더라고요. 여러분도 빛의 색 안에서 멋진 그림자를 완성해보세요!
자, 여기까지 전시장을 둘러보았는데요. <아홉 개의 빛, 아홉 개의 감성> 전시에 있는 모든 작품의 설명은 대림미술관&디뮤지엄 앱을 통해 모바일 가이드로 들을 수 있답니다. 눈으로만 보는 것 보다 더욱 풍성한 관람이 될 수 있겠죠? 친구와 연인과 함께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오시길~
디뮤지엄 개관 특별전 <아홉 개의 빛, 아홉 개의 감성>
기간: 2015.12.05~2016.05.08
홈페이지: http://www.daelimmuseum.org/dmuseum/index.do
찾아가는 길: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남동 50-1 Replace한남 F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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