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를 대표하는 기술 중 하나이자 지금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IPS(In-Plane Switching) 기술! 하지만 지금의 IPS 기술이 적용된 TV, 모니터, 노트북, 모바일 제품을 선보이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오늘은 LG디스플레이 양준영 수석연구원의 이야기를 통해 IPS의 최초 개발부터 현존 최고의 디스플레이 기술이 되기까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 드리고자 합니다.
지금의 기술력을 인정받기까지, IPS의 과거와 현재
액정이 수평으로 구동되는 원리를 바탕으로 뛰어난 광시야각과 화질을 구현해낸 IPS(In-Plane Switching)는 LG디스플레이를 업계 1위로 만든 대표 기술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가 IPS를 발전시키고, 세계 최초로 대량 양산에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는데요.
대다수의 패널 메이커들이 기존 장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별도의 추가 투자 없이도 양산이 용이한 VA방식을 택할 때, LG디스플레이는 고객이 원하는 수준의 광시야각을 확보하면서도 ‘선명한 화질’이라는 기본을 놓치지 않는 기술인 IPS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철학이 반영된 것이죠.
2000년 4월, LG디스플레이는 드디어 세계 최초로 IPS 대량 양산에 성공합니다. 이후 IPS의 최대 단점인 투과율과 명암비를 보완해가며, 화소 반응속도가 향상되고 시야각 특성을 향상시킨 S-IPS(Super IPS), 모바일에 특화된 초고해상도 기술인 AH-IPS(Advanced High performance-IPS) 등 더욱 발전시키며 기술력을 인정받아 왔습니다.
앞으로도 LG디스플레이는 IPS 기술을 초대형 사이즈에 맞춰, 더욱더 선명하고 깨끗한 화질에 에너지 효율도 높은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넘어서 새로운 모습으로 진화시켜 나갈 것입니다.
IPS의 발전과 함께한 LG디스플레이 연구소 변천사
LG디스플레이의 대표적인 Global No.1 기술인 IPS는 LG디스플레이 연구원들의 땀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밤낮으로 연구에 몰입했던 양준영 수석연구원도 그 중 한 분 이지요.
LG디스플레이의 ‘기술력’을 Global No.1으로 꼽는 양준영 수석연구원에게 LG디스플레이는 ‘삶’ 그 자체입니다. 2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몸 담아왔던 곳이자, 회사에 다닌 날이 앞으로 다닐 날짜보다 많기 때문이지요.
양준영 수석연구원과 LG디스플레이의 인연은 1994년 시사저널에 금성사에서 액정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는 기사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양준영 수석은 그 기사를 본 후 ‘이 길이다’ 라는 판단이 섰고, 그 다음 해인 1995년 안양연구소 근무를 시작으로 디스플레이 연구에 뛰어들었습니다.
Q. LG디스플레이 연구원으로 20년을 근무하셨어요. 이번 20주년을 맞이하면서 감회가 새로우실 것 같은데요. 가장 힘들었던 순간과, 그것을 극복한 경험을 공유해주실 수 있을까요?
회사는 일차적으로 수익을 내야 하는 곳인데, 수익적인 관점에서 보면 연구소는 투자가 필요한 곳이잖아요. 그래서 연구소에 대한 고민이 많았죠. 연구소는 지출을 통해 개발을 하고 그 개발을 통해 수익을 내는 게 올바른 시스템인데, 많은 수익을 낼 수 없는 기업 초기에는 마냥 투자만 하기도 쉽지 않은 문제이니까요.
하지만 우리가 앞서 나갈 수 있는 길은 결국 기술력이고, 이를 위해서는 꾸준한 개발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회사도 연구원들도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 결과 실제로 빠른 시간 안에 세계 1등의 디스플레이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초기 100명도 안되는 인원으로 시작했던 연구소였기 때문에 1당 100 이상의 역할을 하고자 스스로도 노력했고, 이것이 빛을 발했다고 생각하면 자부심도 생기고 뿌듯합니다.
Q. 지금 활용되는 기술 가운데 많은 부분이 안양연구소 시절 연구한 것이 베이스가 되었다고요. 이처럼 LG디스플레이의 기술력이 뛰어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LG디스플레이의 기술력이 뛰어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연구원들에게 미래에 어떤 기술이 필요하고, 왜 그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가라는 과제를 주고 이를 함께 발전시켜 나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와 선배들은 바람직한 과제와 방향을 제시하고 후배들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기술을 만들어 가고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세계적인 수준의, 경쟁사에서 따라올 수 없는 기술력이 탄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LG디스플레이가 꿈꾸는 미래, R&D에 담다
R&D에서 연구 분야는 인내심과 관심을 필요로 합니다. 오랜 기간 기술을 완성시켜 가다가 시장의 요구가 무르익은 시점에 정확히 내놓아야 하기 때문이지요. 아이디어는 자율과 창의성을 통해 태어나지만, 그 아이디어가 시장에서 성공한 기술이 되기까지는 인내심과 지속성, 실패를 용인하는 기업문화가 있어야 합니다.
LG디스플레이는 사내의 우수한 인재들이 창의성과 열정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지난 2012년, 파주 디스플레이 단지에 연면적 약 68,000㎡에 달하는 대규모의 R&D동을 개관하였는데요. 이를 통해 R&D 역량을 강화하고, 그동안 파주 단지 모듈공장을 비롯하여 곳곳에 산재해 있던 CTO 산하 연구조직과 사업본부 내 개발 조직, OLED 관련 조직 등을 한 자리에 모아 시너지를 높일 계획입니다.
Q. 20년이라는 세월 동안 LG디스플레이는 많은 발전을 거듭해온 만큼 자랑스러운 순간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 가장 애사심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아무래도 해외 출장 나가서 LG간판이 보이면 기분이 좋더라고요. 마찬가지로 밖에 나가서 친구들이나 다른 외부 사람들과 전자 제품에 대한 대화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우리 회사 제품이 인정받고 있다는 걸 느낄 때 뿌듯하죠. 또 하나는 TV에서 회사 선전이 나오면 저보다 아이들이 더 자랑스러워할 때에요. 저는 외부에서 우리 회사 광고를 보면 괜히 쑥스러운 게 있는데, 아이들 셋이 이구동성으로 ‘아빠 회사다!’, ‘멋있다’고 할 때면 애사심과 책임감을 동시에 느끼죠.
Q. 오랜 시간 한 길을 걸어온 연구원으로서 같은 길을 가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불 꺼지지 않는 연구소’라는 말이 있잖아요. 몇 년 전부터 우리 회사에 그러한 문화가 자리잡은 것 같은데, 저는 회사에 오래 남아있는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같은 일을 오래 남아서 하는 것은 비능률적인 일이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후배들에게 엔지니어들은 ‘왜 우리가 이 일을 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기회는 노력하는 만큼 따라오기 때문이죠. 그래서 막연한 게 아니라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주제를 후배들에게 숙제를 내주기도 합니다. 내가 어떤 일을, 왜 하는지, 그래서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에 대한 분명한 믿음으로 몰입한다면, 연구원에게 그런 몰입은 밤을 새도 피곤하지 않은 보람이 되거든요.
Q. 마지막으로, 앞으로 LG디스플레이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95년 3월부터 연구를 시작해 어느덧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현재는 후배들을 이끌어 가는 자리에 있는 만큼, 후배들에게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동시에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이끌 기술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