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LG디스플레이는 정부가 주도하는 “투명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국책과제 성과공유회”를 통해 세계 최초로 77인치 UHD 해상도 투명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세상에 공개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세계 1위의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한 국책사업, ‘신시장 창출형 미래산업선도기술개발사업’ 입니다.
이는 CMO 여상덕 사장과 CTO 강인병 전무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철저한 기획과 개발 전략 수립을 통해, 지난 2012년 7월 총괄주관사업자로 선정되었는데요. 그로부터 5년만에 드디어 개발 성과를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경쟁국과의 디스플레이 기술 격차를 확실하게 벌린, 대한민국의 LG디스플레이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발표한 OLED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77인치 크기에 UHD(3,840×2,160) 해상도, 투과율 40%, 곡률반경 80R(곡률반경 80R은 패널을 반지름 8㎝의 원으로 말아도 화면 구동에 전혀 이상이 없음을 의미)을 구현했습니다. 애초 국책과제의 목표는 60인치 이상, 곡률반경 100R 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목표를 크게 웃도는 결과인 셈입니다.
뿐만 아니라, LG디스플레이가 공개한 OLED 투명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경쟁사 디스플레이 제작 기술보다 3~5년정도 앞선 것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이로써 경쟁국인 중국, 일본, 대만과의 기술 격차를 확실하게 벌려 디스플레이 최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견고히 했습니다. 이처럼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룩한 TFD사업단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요? 한 자리에 모인 사업단의 단원들과의 이야기를 통해 혁신의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소통이 곧 팀워크!” 투명플렉서블 OLED 디스플레이 & TFD사업운영단의 이야기
Q. 국책사업 발표 당시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는 점에서 뿌듯하셨을 것 같은데 소감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김정현 단장: “오직 꿈꾸는 자만이 계획을 세우고 방법을 찾아낸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세계 최초라는 큰 꿈을 꾸었고 도전과 열정으로 5년이라는 기나긴 여정을 함께 해왔습니다. 우리의 성과는 많은 분들의 관심과 응원 덕분이었고, LG디스플레이 연구원뿐만 아니라 참여한 연구원들이 헌신과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박경우 책임: 저는 아이가 한 명 있는데 ‘아빠의 직업이 무엇이냐’ 라고 물어보면 이전에는 어려운 기술적인 이야기를 한참을 설명했어야 했는데요. 이제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디스플레이를 만들었다고 쉽게 설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이에게 설명하면서도 저 자신이 너무나 자랑스럽게 느껴집니다. 학생 시절 진로를 결정하며 사회생활을 하는 동안 나 스스로 자부심을 가질 만한 일 세 가지는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한 가지는 이룬 것 같습니다.
Q. 이번 국책사업 프로젝트를 통해 이룬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인가요?
김정현 단장: 대면적 투명플렉서블 OLED 디스플레이를 개발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한 것이 가장 큰 성과입니다. 초기 연구 개발 당시 투명 디스플레이에 대한 인프라도 없을 시절이라 사실 모두가 말도 안 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참여기관의 핵심 역량과 전문인력을 활용하여 개발 기간 단축 및 개발 비용 절감을 하고 조기에 대면적 인프라를 구축 및 대면적 투명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기술을 확보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대학과 연구소를 통해 전문인력을 양성 할 수 있었으며 참여기업과는 동반성장의 틀을 구축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기회를 통해 디스플레이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이라는 대외이미지를 세우고 새로운 시장을 선점 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볼 수 있죠.
Q. 이번 국책사업이 원래는 6년의 계획으로 알고 있는데, 5년으로 1년간의 기간을 단축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김정현 단장: 빠르게 변화하는 디스플레이 산업에 적기에 대응 하고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개발 기간 단축이 무엇보다 절실했습니다. 이를 위한 기술 개발 방안으로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을 실시했습니다. 오픈 이노베이션이란 연구, 개발, 상업화 과정에서 외부 파트너의 핵심 역량 및 인력을 활용함으로써 기술 개발의 효율성과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입니다.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소통과 신뢰를 바탕으로 하나의 팀워크를 이루어 낸 것이 본 과제 성공의 핵심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유용태 책임: 저 역시 단장님의 말씀에 동의하는데요. 이번 국책과제의 컨소시엄 구조를 보면 총 3개로 패널모듈, UI/UX, 장비로 구성이 되어있습니다. UI/UX의 경우 신시장을 창출 하기 위한 새로운 경험의 제품을 개발 하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과제 초기에 UI/UX를 담당해서 10개 회사로 구성된 개발 조직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조정하고 방향성을 제시해야 했는데요. 주어진 목표를 달성 하기 위해 보다 많은 소통을 하였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의견 수렴을 하였고 이러한 방안으로 신시장 창출을 위한 제품 개발을 할 수 있었습니다.
Q.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함께 참여한 업체만 43개나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함께 개발하며 소통하는데 힘들었던 점이 있으셨나요?
김정현 단장: 참여기관이 재료, 장비, 모듈, 패널, UI/UX 등의 다양 기술 분야이며 대학, 연구소, 기업 등으로 다양한 기관으로 구성됨에 따라 상호 이해하는 소통 자체가 큰 도전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서로를 모르는 상황에서 일을 시작하니 소통을 많이 해야 하는데 소통을 하는데 필요한 신뢰를 쌓는 것이 우선이었습니다.
참여기관과의 소통을 위해 예를 들면, 한 번에 6시간 만나는 것을 2시간씩 3번을 만나는 방법으로 현장을 자주 찾아서 서로를 알고 이해하는 노력을 가졌습니다. 소통은 단순히 경청과 배려만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서로가 신뢰 할 수 있는 공통의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참여기관들의 개발 환경과 핵심 기술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강민규 책임: 제 경우에는 참여기관과의 원활한 협의를 위해 디스플레이 개발 관련 지식과 정보가 필요 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엔지니어들에게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 자주 질문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세미나는 무조건 참관하여 공부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엔지니어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었습니다. 의욕적인 엔지니어분들의 경우 잘 알려주시는 편이었습니다.
투명플렉서블 OLED 디스플레이 TFD 사업운영단이 생각하는 미래
Q. 발표 이후 많은 매체에서 관심을 보였습니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다양한 반응을 보였는데요. 이러한 관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김정현 단장: 다시 한번 디스플레이 산업이 도약하는 문턱에서 이 일을 맡았다는 것에 대해 굉장히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대면적 투명플렉서블 OLED 인프라를 구축해 회사가 지속적으로 기술을 선도 할 수 있는 틀을 만들었다는 점에 대해서도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고요.
제품을 만드는 기술적인 관점에서 우리 회사에 역량이 좋은 분들이 참 많습니다. 이분들을 이끌어 목표를 향해 같이 가느냐가 이번 사업에서 굉장히 중요했지요. 이제는 국책은 마무리가 되었지만 사실 마무리가 아닌 시작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프라를 만들고 할 수 있는 토양을 구축했을 뿐이지 본격적인 사업은 사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Q.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전례 없는 기술을 확보한 지금 어떤 미래를 생각하시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향후 개발 계획이 어떻게 되는지요?
김정현 단장: 현재 LG디스플레이가 시장을 개척하고 있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한 창구가 저희밖에 없습니다. OLED 디스플레이를 떠올리면 LG디스플레이를 생각하는 것과 똑같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금은 경쟁사보다 2~3년을 앞서고 있는데 전략을 잘 세워서 유지해야 하고, 시장을 선도하는 리더십을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Q. 단장님, 프로젝트 종료에 앞서 함께 동고동락해온 사업단원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이 있으신가요?
김정현 단장: 이제 프로젝트가 끝나면 사업단원들을 원래 소속의 팀으로 복귀를 하게 됩니다. 저 때문에 많이 변해야 했을 팀원들에게 고마운 점이 많습니다. 전문지식에 관한 것은 물론 프로젝트 진행에 필요한 시간 관리, 리스크 관리 등 많은 일을 배우고 실행해야 했는데, 잘 수행해준 팀원들에게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를 비롯한 모든 팀원들이 국책사업 프로젝트를 진행함으로써 한 사람, 한 사람의 전문가로서 잘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향후 어떠한 프로젝트를 맡게 되더라도 주도적으로 일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우리 팀원들은 앞으로도 더 멋지게 성장할 거라 확신합니다.
Q. 마지막으로 디스플레이 업계 진출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 마디가 있다면?
김정현 단장: 꿈을 꾸시기 바랍니다. 꿈을 갖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놀라운 일을 만들어 냅니다.
미래의 디스플레이는 여러분이 꿈꾸고 상상하는 모습으로 변화할 것이며 그 모습에 도전 하시기 바랍니다. LG디스플레이는 다른 경쟁사보다는 좀 더 창의적이고 ‘틀림’ 보다는 ‘다름’을 인정해주는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도전해 보고 싶은 일에 미쳐볼 수 있는 회사죠. 디스플레이 업계를 꿈꾸는 연구원, 학생들이 있다면 현업에서 함께 일을 하면서 만나 볼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박경우 책임: 학생들의 경우 자기 전공만 공부하게 되면 본인이 알고 있지 못한 다양한 지식을 놓치기 쉽습니다. 요즘은 트렌드가 참 빠르게 바뀌는 시대가 되었으니 시대의 변화를 잘 읽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기술적인 사항 외에도 다양한 부분들을 잘 공부를 해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적은 노력으로도 블로그나 소셜 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 지식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를 배우고 경험함으로써 다양한 코드를 맞춰 소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다면 어디서든 멋진 연구원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국책사업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 최초로 77인치 UHD 해상도 투명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선보인 사업단을 만나 나눈 이야기를 살펴보았습니다.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기술발전 기간을 대폭 앞당긴 사업단원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는데요. 앞으로도 LG디스플레이가 선보일 멋지고 다양한 기술들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