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Virtual Reality), SF 영화에서나 등장하던 이 단어는 어느새 우리의 생활 속으로 깊이 들어왔습니다. 이제 우리는 어렵지 않게 VR (가상현실, Virtual Reality), AR (증강현실, Augmented Reality), 그리고 MR (Mixed Reality)라는 말을 접합니다. 방식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가상공간을 만든다는 의미에서 가상현실의 범주 안에 포함할 수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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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갑자기 이 미래 기술이 우리에게 익숙해졌을까요?
가상현실은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기술이 아닙니다. 오랫동안 연구해왔고 많은 시제품도 이미 나와 있었죠. 하지만 활용 가능한 콘텐츠의 부족, 기기의 높은 가격, 그리고 부족한 성능 때문에 가상현실 기술이 시장에 주목받기까지는 오랜 인고의 시간을 거쳐야 했습니다.
이 가상현실 기기가 대중화되기 시작한 것은 스마트폰과의 결합 덕분이었습니다. 스마트폰을 활용함으로써 가격과 무게, 콘텐츠의 다양성 측면에서 현실성을 얻기 시작한 것이죠.
구글은 카드보드라는 박스로 된 VR 헤드셋을 선보였습니다. 무거운 VR 디바이스를 카드보드와 스마트폰의 조합으로 대체한다는 간단한 아이디어로 저렴하게 가상현실(VR) 구현이 가능하게 되었죠. 스마트폰이 있는 사람이라면 박스 하나 접어서 누구나 손쉽게 가상현실(VR) 체험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물론 성능은 여전히 부족하지만요.
최근 VR 업계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건 소니의 PSVR입니다. 2016년 10월에 출시된 이 제품은 순식간에 200만대가 판매되는 기염을 토해냈습니다. 여전히 사고 싶어도 살 수 없을 만큼 품절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그 이유가 뭘까요? 전용 헤드셋을 통한 높은 퀄리티와, 게임이라는 확실한 콘텐츠를 통해 VR의 장점을 소비자들에게 온전히 전달했기 때문일 겁니다.
시장조사업체 Digi-Capital은 전 세계 VR 시장 규모가 2016년 40억 달러에서 2017년 200억 달러로 성장한 뒤 2020년에는 1,5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다른 주요 시장조사기관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VR의 폭발적인 성장을 예측하는데요. 이런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이제 VR이 막연한 신기술이 아니며 많은 소비자가 VR의 효용에 대해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VR 업계에 대한 장밋빛 예측과는 대조적으로 일각에서는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VR 기기의 본격적인 성공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너무도 많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많은 업체가 투자는 받고 있지만, 흑자를 낼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혹자는 가상현실을 마치 초반의 3D 기술처럼 생각하며 반짝하다 사라질 것으로 예상하기도 합니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 가상현실에 요구되는 것이 무엇일까요?
바로 현실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궁극적인 가상현실을 구현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디바이스가 눈의 움직임을 추적하고 머리를 어떻게 돌리는지 정확히 파악해 현실과 똑같은 영상과 음향을 제공하기만 하면 될까요?
캐나다 필름 센터의 디지털 최고 책임자 애나 세라노는 조금 다른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가상현실은 단순히 물리적인 현실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죠. 즉, 여기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실재감(Presence)’이라는 것입니다. 애나 세라노에 따르면 인간이 실재감을 느끼는 요소는 단순히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환경이 아니라고 하네요. 그녀는 실재감을 제공하기 위한 세 가지 조건을 제시했는데요. 아래 참고 사항을 보실까요?
가상현실(VR) 에서 실재감을 위한 조건 3가지
1) 결과: 가상현실 속에서도 특정 행동의 특정 결과를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예컨대 가상환경 속에서 산책한다고 했을 때, 발걸음에 맞춰서 ‘걷는다’는 인식이 들어야 하고, 내가 걸어가는 것에 맞춰서 시야에 들어오는 풍경이 달라져야 실재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2) 감각: 가상현실에서의 시각, 청각 등이 현실과 부합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린다면 오른쪽 귀로 들리는 소리가 왼쪽 귀로 들리는 소리보다 조금 더 크게 들리도록 하여 보다 현실과 같은 감각을 제공하는 것이지요.
3) 선입견: 가상현실에 들어와도 현실에서의 사람들의 선입견은 유지됩니다. 사람은 스스로 가지고 있는 인지적인 선입견에 바탕을 둬 현실을 인식하기 때문에 가상현실에서 역시 이를 고려해야 더 실재감 있는 가상현실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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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VR의 진화와 미래 전망을 간략하게 살펴봤습니다. VR은 1960년대부터 다양한 연구를 통해 지속적으로 시도되어 왔지만, 기술의 한계 및 높은 비용 때문에 대중화가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최근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강력한 컴퓨팅 파워, 3D 센싱 등의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달하고 하드웨어 비용이 크게 하락하면서 저렴한 가격으로 높은 수준의 ‘몰입감’과 ‘상호작용’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랜 노력 끝에 이제야 가상현실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얻어 폭발적인 성장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게임업계가 VR 시장을 이끌고, 교육, 방송, 마케팅, 의료, 커뮤니티, 군사 기술로 가상현실의 가능성을 확장하며 융복합 산업의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만약 킬러 콘텐츠와 PSVR과 같이 의미 있는 수익을 내는 디바이스가 지속적으로 개발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가상현실의 대중화가 이루어 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소개해 드릴 가상현실의 진화 시리즈에서는 가상현실의 부족한 현실성을 어떻게 개선하고 있는지 알아볼까 합니다. 가상현실 화면을 실제 화면처럼 보여주는 디스플레이, 그리고 이 화면을 보여주기 위한 빠른 컴퓨팅 환경을 알아보고 여기에 보이는 각종 콘텐츠와 더 실재감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각종 센서 및 UX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꽤 긴 여정이 될 텐데요. 본 시리즈가 다가올 가상현실의 미래를 조금 더 생동감 있게 전해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끝까지 함께해 주실 거죠? 그럼 다음 편에서 뵙겠습니다!
김태궁 책임의 가상현실의 진화 시리즈 포스팅 모아 보기
가상현실의 진화 – (1) 현실이 된 가상현실
가상현실의 진화 – (2) 발전하는 디스플레이
가상현실의 진화 – (3) 마이크로LED, OLEDoS, OLED
가상현실의 진화 – (4) 하드웨어 플랫폼
가상현실의 진화 – (5) 진화하는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