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디지털(Digital)’은 우리 생활에서 어느 단어 앞에 붙여도 어색하지 않은 용어로 자리 잡았습니다. 최근에는 사물인터넷(IoT), 빅테이터, 딥러닝 등 다양한 분야의 디지털 기술이 화두가 되고 있는데요.
2017년에는 디지털과 관련된 기술 키워드 중에서도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라는 용어가 유독 많이 들려올 거라고 합니다. 미리 보는 2017년 IT 트렌드!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 개념과 함께 적용 사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란 디지털이 급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기업의 업무 환경은 물론, 고객의 모든 행동과 경험까지도 디지털로 변화하는 것을 말합니다. 생각해보면 ‘언제는 안 그랬나?’하고 의문이 들 정도로 일반적인 개념이기도 한데요.
하지만 내년 IT 트렌드 화두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꼽는 이유는 이 트렌드 속에서 기존의 기업 간 경쟁 및 동맹 관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원한 적도, 아군도 없다’라는 말이 떠오르실 텐데요. 아래에서 자세히 살펴보시죠.
전통의 라이벌! 개방형과 폐쇄형 OS의 극적인 만남 – 마이크로소프트, 레드햇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개방형 OS가 최고, 폐쇄형 OS가 최고’하며 치열하게 경쟁하던 기업, 마이크로소프트와 레드햇. 아시다시피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OS로 전 세계 시장을 독주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반면 레드햇은 우리나라에선 조금 생소하지만, 소스 기반 개방형 OS인 리눅스 서비스를 필두로 산업을 이끌어가고 있는 기업인데요.
이 둘의 관계가 참 재미있습니다. 과거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소스를 가장 위험한 적으로 삼았습니다. 2001년 MS CEO였던 스티브 발머는 공공연하게 “리눅스는 암 덩어리(Linux is a cancer)”라고 비난했을 정도였으니까요.
▲ 시대에 맞춰 모바일, 클라우드 전략에 힘을 싣기 시작한 마이크로소프트 (출처: MS)
그러나 디지털 트렌드포메이션으로 양사의 관계도 달라졌습니다. 모바일과 클라우드 서비스 등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가 굳게 닫혔던 성문을 열었기 때문입니다. 이 일환으로 오픈소스 OS의 선두주자인 레드햇과의 협업이 시작됐습니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지난해 오픈한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Azure)’입니다. 애저는 레드햇 서비스인 리눅스를 지원하고, 레드햇 솔루션을 사용한다고 하니, 거친 시장 상황은 오랜 원수끼리도 손을 잡게 하는군요. 😀
의외의 조합? 게임 업계와 스포츠 업계의 만남 – 닌텐도, 나이키
운동화 등 아웃도어 스포츠 상품을 판매하는 나이키의 주 타깃은 집에서 닌텐도 게임기를 붙잡고 있는 연령대와 같습니다. 그래서 이 둘은 라이벌 관계라고 할 수 있는데요. 즉, 밖에서 뛰어 노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나이키는 웃고, 그들이 게임기를 갖고 논다면 닌텐도가 웃겠지요. 이들은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집단입니다. 실제로 “나이키의 상대는 닌텐도다”라는 책은 마케팅업계에서 아주 유명합니다.
▲ 증강현실 기술을 접목한 게임 덕분에 밖으로 나오게 된 사람들
그러나 이 맞수의 경계 또한 디지털 트렌드포메이션이라는 이름 아래 모호해지고 있습니다.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이라는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이 창출됐기 때문입니다. 증강현실이라고 하니 생각나는 게임이 하나 있죠? 바로 출시하자마자 돌풍을 일으켰던 <포켓몬 GO>입니다.
▲ 포켓몬 GO (출처: Nintendo)
닌텐도의 손에서 탄생한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 GO>는 다양한 포켓몬을 잡으려는 포켓몬 트레이너들을 바깥 세상으로 끌어냈습니다. 포켓몬을 잡으러 산으로, 바다로, 심지어 외국에만 있는 포켓몬을 잡으러 해외까지! 스포츠 의류업계와 게임 업계의 이해관계가 ‘대립’에서 ‘협력’으로 바뀌는 순간이었습니다.
최근 나이키는 거리와 속도 측정이 가능한 스마트워치까지 구상하고 있다고 하니, 그렇게 된다면 내가 포켓몬을 잡으며 얼마나 걸었는지 확인해볼 수 있겠죠? 증강현실 게임도 하고, 건강도 챙기고! 그야말로 일석이조(一石二鳥)네요. 어서 빨리 국내에서도 증강현실 게임을 즐길 수 있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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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 잘 맞는 콤비, TV와 컨텐츠 유통사의 만남 – LG UHD TV, 넷플릭스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화질의 중요성은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잘 아실 텐데요. 아무리 스토리가 뛰어나도 화질이 좋지 않으면, 금방 몰입감이 떨어지죠. 반대로 화질은 좋지만, 영화나 드라마의 스토리가 엉성한 경우에도 몰입이 방해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멀티미디어 콘텐츠 업체와 가전 브랜드가 적극적으로 연합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초 국내에도 상륙한 세계 최대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가 그 대표적인 예인데요. 넷플릭스는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와 같은 인기 드라마나 다양한 영화를 울트라HD 화질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TV가 고화질을 구현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에 넷플릭스가 LG전자와 손을 잡았습니다. 지난해 5월 넷플릭스가 ‘LG 울트라 올레드 TV’를 내세워 자사 시리즈 콘텐츠인 ‘데어데블(Dare Devil)’의 발표회를 가진 것입니다. 범죄에 맞선 히어로의 활약상은 물론이고 심리적 갈등까지 섬세하게 묘사하기 위해 현 세대 최고의 화질을 구사하는 TV를 선택한 것이죠.
LG전자는 향후 출시하는 모든 UHD TV에 넷플릭스 인증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넷플릭스 역시 추후 UHD 제작 시리즈를 높여갈 것이라는 전망을 밝혔습니다. ‘TV는 UHD OLED, 콘텐츠는 넷플릭스’라는 연상작용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둘은 ‘윈-윈(Win-Win) 파트너’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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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간 경계가 사라지고,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극적으로 연합하고 또 흩어지는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 시대! 피부로 느껴지는 시장의 변화이기에 앞으로 어떤 업계가 서로 손을 잡고 우리를 더 편리하게 만들어줄지 기대됩니다.
여러분은 어떤 업계가 손을 잡으면 좋을 것 같으신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