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는 이미 제법 대중적인 호사가 되었습니다. 음악감상을 취미로 삼고 있는 사람들은 셀 수 없이 많고, 음악을 잘 듣기 위한 기기와 기술도 적극적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이제 엔터테인먼트의 지평선에 모습을 드러낸 새로운 추세는 영상기술의 대중화입니다. 영상을 더 ‘잘 보고’ 새로운 감각을 경험하고 새로운 감동을 느끼는 것이 가능해질 여건이 빠르게 조성되고 있습니다.
▲ WebOS 플랫폼을 장착한 LG의 스마트TV 화면. 스마트 TV는 LG디스플레이의 하이엔드 디스플레이 기술을 최대한 누리며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의 상수도 역할을 할 것입니다.
엔터테인먼트 테크놀로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사운드의 질을 결정하는 다양한 요소에 신경을 씁니다. 전통 아날로그 기기로부터 최신 기기에 이르는 각종 오디오 제품, 제조사 브랜드와 제품별 스펙, 스피커 사운드 기술, 음악 파일의 질, 등등. “볼륨을 최대한 높여” 들어야 하는 음악도 있고, 생활 속 배경음악이 되는 음악도 있으며, 곡 밑에 깔린 비트를 커다란 심장박동처럼 끄집어내거나 사운드를 날카롭게 부각시켜 들어야 하는 음악, 혹은 모든 사운드를 균일하고 부드럽게 가다듬고 듣는 것이 더 좋은 음악도 있습니다. 음악 애호가들은 그 미묘한 차이를 중시하고, 신기술이 열어놓는 가능성을 앞다퉈 시험해보지요.
그 같은 호사를 이제는 영상에서도 쉽게 누릴 수 있게 됐습니다. UHD(4K, 3840×2160)는 물론 UHD의 4배 해상도를 지닌 쿼드UHD(8K, 7680X4320)에 이르는 초고화질 TV에서부터 ‘퍼펙트 블랙(perfect black)’ 구현력 등으로 완벽하고 감성적인 화면을 체험케 해주는 OLED TV, 그리고 명암비를 극대화해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화면을 눈앞에 펼쳐 보이는 HDR(High Dynamic Range) 기술까지. 90인치, 100인치가 넘어가는 초대형 TV와 커브드(curved) 디스플레이는 또 어떤가요.
이 모든 기술을 누구보다 앞서 실현시키고 그만큼 부지런히 상용화시켜온 LG디스플레이는 시네필과 영상예술 팬들, 영상의 심오한 매력과 잠재력을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낙원의 문을 열어준 셈입니다. 뱅앤올룹슨, 골드문트 같은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들이 일명 ‘오디오필(audiophile)’들에게 완벽한 감각의 즐거움과 자신의 취향대로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는 유능감을 안겨준 것처럼 말이죠.
2015년을 기점으로 TV에도 본격적인 ‘하이엔드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 LG디스플레이에서 개발한 OLED, UHD 등 차별화된 TV용 디스플레이들
이제 올 것은 콘텐츠 르네상스
근미래의 TV는 단연 UHD TV가 되리라는 것은 업계 관계자 대부분이 동의하는 예측입니다. 이미 1년 전 CES 2014가 막을 내린 직후부터, “4K UHD TV가 차세대 TV 플랫폼의 대세임이 곳곳에서 증명”되었으며 “넷플릭스(Netflix)와 아마존(Amazon) 같은 OTT(Over The Top) 서비스 사업자들이 4K 방송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계획을 발표”함으로써 “UHD TV 수상기 가격대 하락에 더해 4K 콘텐츠 양이 증가하면서 UHD 방송 접근 유인력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곳곳에서 등장했었죠.
특히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해 서비스하는 초고화질 스트리밍 영상 콘텐츠는 지난 CES에서 하이엔드 TV 제조사들이 자사의 기술을 시연하는 데 사용한 대표적인 콘텐츠가 되기도 했습니다. 전시장을 방문했던 어느 테크 전문 기자는 LG디스플레이 전시 부스에서 시연된 넷플릭스의 최신 인기작 <마르코 폴로(Marco Polo)>에 대해 이야기하며, LG디스플레이의 UHD TV 디스플레이에서 시연된 넷플릭스의 HDR 스트리밍 영상을 스크린샷으로 공유할 수 없는 것을 아쉬워하기도 했지요. 대신, 비(非) HDR 사진과 HDR 사진 이미지를 나란히 놓고, 사진 속 원경에 보이는 산등성이와 하늘의 빛깔이 HDR 사진에서는 덜 바래 보인다는 점을 들며 자신이 본 <마르코 폴로>의 화려한 영상을 독자들이 상상해주길 바랐습니다.
▲ 사람의 눈과 카메라가 인식하는 계조 범위와 HDR 기술
지난 7일 “2015년은 4K UHD TV의 시대가 될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CES 컨퍼런스에서 LG전자 미국법인 신제품개발 담당 팀 알레시(Tim Alessi)는 연사로 참여해 UHD TV의 대중화 추세를 설명했습니다. 일단 2018년에 이르면 가정에 있는 모든 텔레비전이 UHD TV가 되어있을 것이며, LG는 올해 출시할 신규 OLED TV에 관한 한 전 제품에 4K 해상도를 갖출 것이라 이야기했지요. 팀 알레시도 재확인시켜줬듯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현존하는 최고의 TV이자 TV의 미래”이기도 한 OLED TV에 LG가 확신을 갖고 일관성 있게 전념하고 있다는 사실은 업계 관계자들의 지지와 호의를 이끌어내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콘텐츠는, 가장 중요한 콘텐츠 수급 문제는 어떻게 해결될까요? CES 2015가 시작되기 전부터 테크 전문지들은 올해야말로 CES 참가 업체들이 “4K 콘텐츠와 배급(distribution)에 관한 중대 발표”를 할 시점이 아닌가 하는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넷플릭스는 물론, 이미 아마존도 자사 서비스의 ‘프라임’(Prime Instant Video) 회원들에게 추가 비용 없이 4K 스트리밍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기 시작한 참이었습니다. <알파 하우스(Alpha House)>를 비롯한 아마존의 오리지널 시리즈와 <와호장룡> 등의 영화들, 최신 라이브 음악 쇼가 4K의 환상적인 화질로 안방에 전달되기 시작한 거죠.
▲ (위로부터 시계방향으로)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한 인기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 넷플릭스의 최신작 <마르코 폴로>의 한 장면. 그리고 아마존의 오리지널 시리즈 <알파 하우스> 포스터 (이미지 출처: netflix.com, amazon.com)
“이야기를 풀어낼 더욱 풍성한 팔레트”
게다가 LG를 포함한 대표적인 홈엔터테인먼트 가전 업체들과 20세기폭스사, 워너브러더스, 디즈니 같은 헐리우드 영화사, 콘텐츠 제작사들이 최고급 UHD 시청 경험의 기준을 설정하기 위한 ‘UHD 얼라이언스(UHD Alliance)’의 조직을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4K 해상도의 이미지 촬영이 가능한 첨단 기기들은 이미 속속 등장하고 있는 추세죠. 한 마디로, 전에 없던 콘텐츠를 수용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는 거대한 장이 펼쳐진 셈입니다.
워너브러더스 홈비디오의 론 샌더스(Ron Sanders) 회장은 “이 같은 첨단 기술은 우리와 같은 영상 제작사들이 우리 이야기를 풀어낼 더욱 풍성한 팔레트를 제공해줄 것이며, 동시에 시청자들에게는 실제 같은 색감, 우수한 명암비, 프리미엄급의 화질을 제공할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인체와는 다른 역랑을 지닌 ‘카메라’라는 도구가 세상을 헤집고 살피면서 촬영해내는 영상 덕에 우리는 전혀 다른 시점으로 세상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독특한 카메라워크, 미장센, 변형된 색감이 ‘본다’는 것의 특별한 즐거움을 일깨웠지요. 그리고 이제 UHD를 비롯한 첨단 화질 기술, 그리고 새로운 몰입감(immersion)의 시대입니다.
이 같은 기술적 토양에서 이제 과연 어떤 콘텐츠들이 탄생할까요? 머지 않은 미래에 평범한 가전이 되어있을 UHD TV를 통해 우리는 어떤 영상 콘텐츠를 즐기게 될까요? 그로 인해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법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2015년의 TV에서 우리는 그 모든 미래상의 힌트를 보게 될 것입니다.
※ ‘2015년의 TV’ 시리즈는 3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2015년의 TV ① – TV, 2015년의 가장 ‘뜨거운’ 미디어
2015년의 TV ② – TV의 진화 – 소셜 TV, 큐레이션 TV, 실감 TV
2015년의 TV ③ – UHD TV 시대의 도래, 그리고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