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TV를 보는 방식은 크게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움직임이 다시 TV를 변화시킵니다.
이야기 하나. 트위터(twitter.com)가 에미상(Emmy Awards)을 받았습니다. 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5 현장에서였는데요. 유명한 ‘미드’ 배우들을 레드카펫에서 볼 수 있는 본 행사에 뒤이어 TV 기술과 시청문화에 공을 세운 인물이나 단체에 시상하는 행사가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와 맞물려 진행된 것입니다. 트위터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시청자들의 TV ‘참여(engagement)’를 혁신”한 공로로 에미상 ‘테크’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었죠. 그 소식은 즉시 트위터에서 “#Twitter won an #Emmy”라는 메시지로 회자되었고, 트위터의 수상 의의와 TV의 변화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SNS 상에서 활발해졌습니다.
이야기 둘. 다양한 알고리즘을 적용한 ‘추천 서비스(recommending system)’는 이미 각종 콘텐츠 시장을 공략 중입니다. TV 역시 그 영향권 안에 있습니다. 미래의 TV는 시청자의 취향을 터득한 뒤 콘텐츠를 추천하는 TV가 될 것이라는 예견, 혹은 미래의 TV는 모든 성격의 프로그램을 포괄적으로 방영하는 방송사 단위의 채널이 아니라 유튜브(youtube.com) 채널과 같이 ‘큐레이팅(curating)’된 채널로 구성되리라는 예견도 존재합니다.
TV는 변하고 있습니다. 까닭은, 우리가 TV를 다른 방식으로 보고 싶어 하기 때문이지요.
‘황금시간대’의 인기 드라마에서 ‘길 위의 극장’까지
TV의 “좋았던 시절”이 지났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과거 저녁 시간대, 소위 ‘황금시간대(Prime Time)’에 온 가족이 모여 같이 웃고 울고 떠들며 인기 드라마를 보던 문화가 이젠 많이 수그러들었다는 점을 근거로 듭니다.
지난 11월 <뉴욕타임스>에 실렸던 기사도 바로 그 변화를 ‘세대 문화’라는 렌즈를 통해 풀어낸 글이었지요. 과거에는 TV가 어느 집에나 들여야 하는 필수 가전이었지만, 노트북이나 모바일 기기로 방송을 시청하는 데 익숙한 요즘 20대 중에는 집에 TV 세트가 있는 것을 놀라워하는 이들도 있다는 기사였습니다. 젊은 세대에게 ‘TV 시청’이란 시간과 공간 제약이 없어야 하는 것, 이동 중에도 볼 수 있고 일과가 끝나고 침대 위에서 몇 회분의 방송을 몰아볼 수도 있으며(“정주행(binge watching)”), 다른 장소에 있는 친구들과 같은 시간에 똑 같은 방송을 시청하며 ‘세컨드 스크린(2nd screen)’으로는 이야기 꽃을 피우는 활동입니다.
그렇다면, 달라진 것은 TV 시청 문화일 뿐, TV의 현재 역시 또 다른 의미로 “좋은 시절”이 아닐까요? LG전자 미국법인의 제니스 연구소(Zenith R&D Labs) 부사장 웨인 러플로(Wayne Luplow)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지난 해 9월 베를린에서 열린 IEEE 소비자 가전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맡았던 러플로는 TV 문화에 대한 낙관적 예측을 내놓았습니다. 현재 TV는 “홈시어터와 길 위의 극장(a home theater and a theater-on-the-go)”이라는 두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 “TV의 역사”. TV는 끊임없이 변화해왔으며,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60년대 흑백 TV 시절부터 연구 · 개발에 매진해왔던 TV 역사의 산 증인, 웨인 러플로 부사장의 기조연설을 잠시 들어볼까요?
“TV가 발전해온 과정을 지켜보아 온 사람으로서, 나는 근미래의 TV는 놀라운 화질을 자랑하는 4K, 8K 초고화질(Ultra UH) TV처럼 더 커지고 더 우수해지리라 생각합니다. 한편, TV는 더 작아지기도 할 것입니다. 태블릿, 스마트폰, 스마트 워치, 그 외 다양한 미래 디바이스를 통해 라이브 방송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이동성 옵션이 늘어나면서 말이지요.
내일의 TV는 더 커지는 동시에 더 작아질 것입니다. 홈시어터(home theater), 혹은 ‘길 위의 극장(theater-on-the-go)’이라는 양방향으로 발전한다는 이야깁니다. 시청자 개인에게 꼭 맞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안테나, 케이블, 위성, 이동통신, 인터넷 등 그 어떤 수단을 통해서든 세계 전역으로부터의 라이브 영상을 수신할 수 있는 TV가 되겠죠. 콘텐츠 자체는 한층 더 개인화되고 맞춤화되겠지만, 또한 수백 수천 만의 사람들이 동시에 같은 것을 체험케 할 기회(예를 들어, 스포츠 생중계 – 역주)도 더 많이 제공될 것입니다.”
▲ LG디스플레이 105인치 커브드 UHD LCD TV를 학생 관객들이 관람하고 있습니다.
▲ LG디스플레이 초고해상도 IT/Mobile 제품들.
다양한 디스플레이들이 더욱 더 다양한 시청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들여다보는 TV가 아니라, 다시 등을 기대고 보는 TV로
러플로 부사장의 이야기처럼, 초고화질 대형 TV는 시청 문화를 또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얼마 전 LG전자 미국법인 트위터 계정에서는 어느 소비자의 흥미로운 코멘트 하나를 공개했습니다. 집에 가서 얼른 TV를 보고 싶은 마음에, 매일 회사 일이 끝나자마자 곧장 집으로 달려간다는 이야기였어요. LG디스플레이의 기술이 만들어낸 초고화질 대형 OLED TV와 곡면형(curved) TV는 바로 그 같은 역할을 할 주인공들이죠. 영화관에서 집 안의 TV로, 스마트폰으로, 다시 스마트 워치에 이르기까지 영상 매체의 디스플레이가 점점 작아지면서 우리는 점점 더 “들여다보는(lean-forward)” 방식으로 콘텐츠를 소비하게 되었다는 주장이 있지만, 풍부하고 감성적인 색감과 극한대의 명암비를 자랑하는 OLED TV는 영화관을 가정에 옮겨놓은 셈입니다.
▲ LG전자 영문 트위터에 게시된 소비자 코멘트. “I rush home from work every day to watch my TV.”
여러분은 TV를 어떻게 시청하시나요? 황금시간대의 인기 드라마를 “본방사수”하는 전통을 지키시나요? 출퇴근 길 전철에서 G플렉스2로 미드를 시청하는 분도, 책상 위 노트북으로 인기 토크쇼를 보면서 함께 띄워놓은 채팅창으로 친구들과 의견을 주고받는 분도 계시겠지요. 어쩌면 OLED TV를 들여놓은, 영화관보다 더 만족스러운 ‘홈시어터’에서 시네필로서의 삶을 한껏 즐기고 계신 분도 계실 것입니다.
이 모두가 현재의 동향이며 TV의 미래를 예측케 하는 맥박이기도 합니다. 2015년의 TV는 과연 또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요? 여러분의 예상하시는 TV 시청문화의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 ‘2015년의 TV’ 시리즈는 앞으로 한 편 더 이어집니다.
2015년의 TV ① – TV, 2015년의 가장 ‘뜨거운’ 미디어
2015년의 TV ② – TV의 진화 – 소셜 TV, 큐레이션 TV, 실감 TV
2015년의 TV ③ – UHD TV 시대의 도래, 그리고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