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2014년도 한 달여를 남겨 놓은 시점이 됐습니다. 한 해를 정리해야 하는 시즌이 다가옴에 따라 슬슬 회사 동료들이나 지인들과의 송년 모임이 준비되고 있을 텐데요. 문화공연 관람이나 맛집 탐방 등 예년에 비해 송년모임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송년 모임의 단골 메뉴는 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좋든 싫든 한국 사회에서 술은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술은 우리의 사회 생활과 너무나 밀접하지만 우린 술이라 하면 으레 소주, 맥주를 떠올리고 심지어 소맥이라는 새로운 회식용 블랜디드(?)를 탄생시키기까지 했는데요. 소주와 맥주가 우리에게 가장 익숙하고 편안한 주종인건 맞지만 세상엔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는 아이스크림보다 훨씬 많은 다양한 술이 존재합니다. 즉, 술도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는 거죠.
소위 Pub 문화와 불금의 클럽을 즐긴다는 20~30대 조차도 그 많은 Drink 메뉴 중에서 단순히 맥주를 주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애주가라면 소주나 맥주만한 술이 없지만 약간의 여유가 허락된다면 Bar에 진열되어 있는 다양한 맛(?)에 도전해 볼 것을 권해 드리고 싶은데요. 주머니 사정을 떠나서라도 일반 식당에서의 모임 자리에서는 시중에서 저렴하게 구입한 다양한 술을 가져가 칵테일 형태로 마시는 것도 소맥 일색의 회식 자리를 벗어날 수 있는 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는 만큼 즐길 수 있기에 술을 알고 즐길 수 있도록 이 글을 통해 다양한 주종과 즐기는 방법에 대해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와인은 이미 너무나 대중화 되었기 때문에 증류주 위주로 소개를 드릴 텐데요. 도수가 높은 증류주를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몇 가지 간단한 칵테일 제조법도 알려 드리고자 하니 모임 자리에서나 가정에서 쉽게 제조하여 분위기를 한껏 북돋는데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 증류주: 과일이나 곡류, 그 밖에 당분을 발효시킨 양조주를 높은 순도로 증류해서 만든 술
위스키(Whisky)
위스키는 보리, 호밀, 밀, 옥수수, 귀리 등 곡류를 주원료로 당화하여 발효시킨 후, 증류 및 숙성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술입니다. 고대 켈트 어로 Uisge Beatha(생명의 물)가 어원인 위스키(Whisky)는 12세기 경부터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를 중심으로 발달해 왔고 16세기에 이르러서야 상품화가 되었습니다. 이후 19세기까지 정부의 과세 정책으로 증류업자들이 산속으로 들어가 위스키를 주조하게 되었는데 이때 맥아를 건조시키기 위한 연료로 산과 들에 널려 있던 피트(Peat: 맥아를 건조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자연퇴적물)를 사용하고 정부의 눈을 피해 세리(Sherry) 통에 위스키를 보관하여 오랜 기간 숙성시키면서 무색투명하던 위스키의 색이 자연스럽게 호박색으로 변하고 맛도 한층 농후하고 부드러워지며 현재의 모습으로 재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위스키를 폭탄주 형태로 접하다 보니 위스키의 다양한 풍미를 즐기지 못하고 있는데 위스키 역시 와인과 마찬가지로 테이스팅(Tasting) 문화가 있습니다. 브랜드마다 각각의 고유한 맛을 가지고 있기에 충분히 그 맛을 음미해 볼 것을 권유 드리고 싶습니다. 위스키의 대표적인 5대 생산국은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 미국, 캐나다, 일본이며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 미국 위스키가 가장 대중적입니다. 그 중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위스키는 대부분 스카치 위스키이며 발렌타인(Ballantine), 시바스 리갈(Chivas Regal), 로얄 살루트(Royal Salute), 조니 워커(Johnnie Walker), 커티 샥(Cutty sark), 글렌피디(Glenfiddich), 제이앤비(J & B)가 대표적입니다. 아이리쉬 위스키로는 존 제임슨(John Jameson), 올드 부쉬밀(Old Bushmills)이 있으며 영국의 이민자들을 통해 대서양을 건너 자리잡게 된 미국의 대표적인 위스키로는 짐 빔(Jim Beam), 잭 다니엘(Jack Daniel) 등이 있습니다. 다들 면세점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브랜드들로 매우 익숙하실 거라 생각됩니다.
브랜디(Brandy)
브랜디는 과일의 발효액인 와인을 증류시켜 생산한 증류주로 ‘태운 와인’을 의미하는 네덜란드어 ‘Brandwijn’에서 기원 됐습니다. 주로 포도, 사과, 체리와 같은 과일을 발효시켜 증류하며 특히 와인을 증류시켜 걸러낸 술인 코냑과 아르마냑이 대표적입니다. 약 1리터의 브랜디를 만들기 위해선 9리터의 와인을 소모시켜야 되기 때문에 술 중 가장 비싸게 팔리고 고급으로 취급되는 것이 코냑입니다. 브랜디는 식사 마지막에 디저트와 함께 마시는 술로 스트레이트로 마시는게 아니라 혀끝에 감돌만큼 향을 맡으며 조금씩 즐기는 술입니다. 대표적인 포도를 주 원료로 하는 코냑으로 헤네시(Hennessy), 레미 마르탱(Remy Martin), 카뮈(Camus) 등 이 있고 사과를 발효시킨 브랜디로는 칼바도스(Calvados)등이 있습니다. 와인을 즐기다 맨 마지막에 코냑으로 술 자리를 마무리 하는 것도 코냑을 즐기는 한 방법입니다.
진(Gin)
저렴한 가격 탓에 서민들의 술로 유명한 진은 17세기 이뇨제로 알려진 주니퍼 베리(Juniper berry) 열매를 알코올에 넣고 증류해 약국에서 팔게 된 것이 유래가 됐습니다. 네덜란드 독립 전쟁(1572~1609) 당시 네덜란드 군인들이 Geneva(네덜란드 진)를 마시고 용맹하게 싸웠다고 하는데 이 전쟁을 계기로 영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로 전파 되었고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게 됩니다. 최근에는 주로 칵테일 베이스로 이용되지만 원래는 스트레이트로도 깔끔하게 즐길 수 있다. ‘마티니’, ‘진 피즈’ 등이 진을 이용한 대표적인 칵테일로 영국산인 비피터(Beefeater)와 길베이(Gilbey), 고든스(Gordons Dry), 탱거레이(Tanqueray), 봄베이 사파이어(Bombay Sapphire) 등이 대표적입니다.
럼(Rum)
18세기 대영제국의 해적들에 의해 유럽에 전파되어 ‘해적의 술’로 불리는 럼은 캐리비언의 서인도제도를 비롯해 열대지방의 사탕수수의 즙 또는 당밀을 발표, 증류, 숙성시켜 만든 술입니다. 영화 ‘캐리비언의 해적’에서 주인공 잭 스패로우가 즐겼던 술이기도 하죠. 도수가 높아 가슴이 타들어 가는 느낌을 주며 그냥 마셔도 무방하지만 주로 칵테일이나 펀치로 만들어 즐기는게 무난합니다. 대표적인 럼은 박쥐 문양으로 유명한 바카디(Bacardi), 마이어스(Myers’s), 하바나 클럽(Havana Club), 페로(Pampero), 애플톤(Appleton), Coruba 등이 있습니다.
보드카(Vodka)
슬라브 민족을 대표하는 술인 보드카는 러시아, 폴란드 중심으로 북유럽의 스웨덴, 핀란드에서도 생산됩니다. 감자, 고구마, 보리, 밀, 옥수수 등의 곡물에 맥아를 넣어 당화, 발효시켜 증류한 후, 자작나무 숯으로 20~30회 여과해 만들어 도수가 높은 독한 술입니다. 원래 무색, 무미, 무취의 술로 유명하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각종 Flavor가 첨가되어 맛과 색이 다양해졌습니다. 스트레이트로도 즐기기도 하고 다양한 칵테일의 베이스로 애용되기도 합니다. 유명한 보드카 브랜드로는 스미노프(Smirnoff), 스톨리치나야(Stolichnaya), 앱솔루트(Absolut), 시락(Ciroc), 단즈카(Danzka), 핀란디아(Finlandia), 벨베데레(Belvedere), 쇼팽(Chopin) 등이 있습니다.
데킬라(Tequila)
고대 아즈텍의 종교의식에서 사용 된 발효음료인 풀케(Pulque)를 스페인 정복자들이 증류주로 생산해 탄생한 데킬라는 멕시코의 정열을 느낄 수 있는 술로 용설란이란 식물을 발효시켜 증류하여 만듭니다. 멕시코에서도 할리스코 주를 중심으로 제한적인 지역에서만 생산할 수 있으며 숙성하지 않은 데킬라는 실버라고 하며 주로 칵테일을 만들 때 쓰고 숙성이 된 데킬라는 골드라고 부르며 황금색을 띕니다. 골드 데킬라는 오크통에서 3년간 숙성시키기 때문에 스트레이트로 즐기는데 주먹을 쥔 뒤 손에 레몬즙을 문지르고 소금을 뿌린 뒤 혀로 핥아 그 맛이 입에 퍼지는 순간 데킬라를 ‘원샷’하고 레몬이나 라임 조각으로 입가심을 하는 방식으로 마시는게 일반적입니다. 유명 브랜드로 호세 쿠에르보 이스페셜(Jose Cuervo Especial), 쿠에르보 1800(Cuervo 1800), 패트론(Patron) 등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무색의 패트론 실버(Patron Silver)가 깔끔하게 즐길 수 있어 추천 드려 봅니다.
그 외 증류주에 과일이나 향신료, 당분 등을 첨가해 만든 알코올성 음료인 리큐어(Liqueur)가 있습니다. 허브, 과일, 뿌리 등을 원료로 ‘예거밤’의 베이스로 유명한 예거마이스터(Jägermeister), 위스키와 벨기에산 초콜릿으로 만들어져 달콤한 맛에 여성들이 매우 좋아하지만 100ml 당 323Kcal의 엄청난 칼로리를 자랑하는 베일리스(Bailey’s), 150년 동안 이탈리아의 캄파리 가문에서 비밀리에 전해 내려온 레시피를 갖고 있는 달콤 쌉쌀한 맛의 캄파리(Campari), 마가리타, 코스모폴리탄, 카미카제 등 각종 칵테일에 첨가되는 오렌지 맛의 코엥트로(Cointreau) 등이 대표적입니다.
리큐어(Liquerur)를 통해 볼 수 있듯이 위에 소개 된 각종 증류주는 과일 주스나 탄산음료, 커피 등과 혼합하여 칵테일 형태로 즐길 수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럼과 구아바 주스, 보드카/위스키 콜라 등이 집에서 쉽게 제조해서 마실 수 있는 칵테일이라 생각 되는데요. 간단히 쉽게 제조할 수 있는 칵테일 제조법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애플 마티니(Apple Martini)
2000년대 인기리에 방영 된 미드 ‘Sex and the City’에 자주 등장해 유명해진 칵테일로 사과 향과 함께 새콤달콤한 맛이 나 여성들이 좋아합니다. 레몬, 라임주스와 설탕이 분말로 혼합되어 있는 스위트&소워 믹스(Sweet & Sour Mix)만 준비된다면 언제든지 쉽게 즐길 수가 있습니다.
★ 제조방법: 스미노프 그린애플 보드카(45ml)+스위트&사워 믹스(60ml) + 얼음
데킬라 선라이즈(Tequila Sunrise)
데킬라를 베이스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칵테일로 체리로 멋을 내면 더욱 맛있게 느껴집니다. 석류 시럽이 잔 안에서 그라데이션을 만들어 마치 석양을 보는 듯 하다고 해 Sunrise란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 제조방법: 테킬라(30ml) + 오렌지 주스(60ml)+석류 시럽(10ml) + 얼음
블랙 러시안(Black Russian)
커피의 맛이 더해져 디저트 음료로도 괜찮고 술과 커피를 한 방에 해결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 추천 드립니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보드카에 검정색의 커피가 더해져 Black Russian이란 이름이 붙여졌는데 알코올 도수가 높지만 커피 리큐어의 단맛으로 맛이 부드럽습니다. Black Russian에 우유를 첨가하면 ‘White Russian’이 됩니다.
★ 제조방법: 보드카 40ml + 커피 리큐어 20ml + 얼음 (+우유)
스크류드라이버(Screwdriver)
보드카를 가장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으로 만드는 것 또한 매우 간단합니다. 중동에 근무하던 한 미국인이 보드카를 오렌지 주스에 넣어 드라이버로 저어 마셨다고 붙여진 이름인데, 한창 한국에서 인기 있던 레몬 소주와 비슷하게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습니다. 오렌지 주스 외에 각종 다른 과일 주스와 즐기는 것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 제조방법: 보드카 30ml + 오렌지 주스 120ml + 얼음
진 앤 토닉(Gin & Tonic)
인도에서 탄생한 칵테일로 드라인 진을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입니다. 모든 증류주가 그렇듯이 진 외에 보드카나 럼 등과 토닉 워터를 함께 즐겨도 무방합니다.
★ 제조방법: 드라인 진 30ml + 토닉 워터 120ml + 얼음
과음은 몸에 해롭지만 술을 적당히 잘 마시면 약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물론 애주가들이 만들어낸 말이겠죠. 실제로 무절제한 과음은 각종 사건사고를 불러오지만, 분위기를 내며 즐기는 술은 모임 자리를 좀 더 따뜻하게 하고 사람들간의 관계를 보다 친밀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러나 여전히 ‘술 마시기’ 중심의 모임 자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곤욕을 주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LG Display에서는 건전한 음주 문화 정착을 위한 많은 Campaign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Campaign 활동의 일환으로 다양한 술을 알고 깔끔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해외 출장이나 여행 등을 통해 면세점에서 술을 구입해 지인들께 선물할 때 그 술의 특징을 살짝 곁들여 소개한다면 더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 됩니다. 상식적인 수준으로 술에 대한 지식을 적어 봤는데 특별한 날에 집에서나 분위기 좋은 Bar나 멋진 Pub에 가게 될 때 위에 나온 술들을 한 잔씩 즐겨 볼 것을 권해 드리며 이번 술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