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in-2.jpg

[기고] 신축성이 특징인 일명 ‘고무줄 패널’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사외필진의 글은 LG디스플레이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글: 전자신문 한주엽 기자

LG디스플레이의 롤러블 디스플레이 패널

차세대 디스플레이 패널은 휘어지는 밴더블(Bandable), 접히는 폴더블(Foldable), 보다 자유자재로 휘거나 접고 펼 수 있는 디포머블(Deformable) 등으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패널 업계가 상용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기술들이죠. 일부 휘어지는 밴더블 패널은 이미 시장에 나온 적이 있습니다.

LG전자의 G플렉스2 (출처: LG전자 웹사이트)

LG전자의 스마트폰 G플렉스2가 바로 밴더블 패널을 탑재한 제품이 될 수 있겠습니다. 폴더블 패널을 탑재한 제품은 조만간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신축성을 가지고 있어 형태를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다.

밴더블, 폴더블, 디포멀블의 뒤를 잇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패널의 형태는 스트레처블(Stretchable)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스트레처블이란 단어 뜻 그대로 신축성이 있어 잡아당기면 고무줄처럼 늘어나고, 놓으면 다시 원래대로 줄어드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특성은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적용됐을 때 진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기존 평평한 디스플레이는 인체 관절 등 운동이 반복되는 부위에 장착해 사용할 경우 쓰임새가 제한될 수 밖에 없습니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경우 평평한 패널보단 낫긴 하겠습니다만, 아무래도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스트레처블 패널보단 그 활용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겠죠.

시계를 떠올려봅시다.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가 상용화되면 손목을 감싸는 시계줄까지도 디스플레이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스트레처블 기술이 아주 고도화된다면 의류나 가방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신체에 부착해 건강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헬스케어 기기에도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가 많이 사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이러한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패널을 구현하려면 넘어야 할 기술적 난제가 아주 많습니다. 주요 패널 업계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기반으로 스트레처블을 구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기판, 전극, 박막트랜지스터(TFT), 발광층, 봉지(Encapsulation) 등 모든 소재와 공정에서 물리적 신축성을 가지도록 변화를 가해야 합니다.

학계에선 패널 내 TFT 기판 등 각 요소를 웨이비(Wavy) 구조로 울퉁불퉁하게 만들어 스트레처블을 구현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 평평한 디스플레이 패널에는 유리를, 휘어지는 플렉시블 패널에는 플라스틱이 기판 소재로 활용됩니다. 유리는 변형이 힘든 소재이고, 플라스틱은 휘거나 접을 수는 있지만 신축성이 없어 늘리는 것은 어렵습니다. 디스플레이 전문가들은 신축성 있는 기판 소재를 찾고 있습니다. 그 위에다가 주름을 형성하면 늘리거나 펴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합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 제안된 것이 나노와이어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나노와이어를 그물 형태로 구성하면 패널을 늘리거나 줄이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판 외에도 트랜지스터 배치, 전극 형성 등의 구현은 큰 난제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패널을 당겨 늘렸을 때에도 전기가 문제없이 통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신축성을 가지면서도 늘렸을 때 도전성을 유지하는 소재를 찾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패널을 늘렸을 때 일어나는 저항의 변화, 전자 이동도 축소 등의 문제를 해결해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은 작업이 될 것입니다.

화소를 구현하는 유기재료 발광층과 이를 보호하는 봉지층 역시 새로운 구조나 기술이 도입되어야 합니다. 늘렸을 때 화면이 일그러지지 않고 그 크기에 맞는 해상도를 실시간으로 구현하려면 새로운 발광층 구조를 도입해야 합니다. 산소나 수분으로부터 유기발광재료를 보호하는 봉지층 역시 신축성을 띠면서도 내구성을 높여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디스플레이 패널의 구조를 아는 분들이라면 이러한 도전 과제를 들었을 때 ‘과연 가능할까?’라는 물음을 던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과거 액정표시장치(LCD)가 주류이던 시절에는 자발광 소자인 유기발광다이오드를 사용해 패널을 구현하는 것 역시 불가능의 영역으로 인식됐습니다. 당시 업계에선 OLED를 ‘꿈의 디스플레이’라고 불렸으니깐요.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혁신입니다. LG디스플레이와 같은 혁신 기술 기업이 이 같은 도전 과제를 모두 해결해 우리의 삶을 풍족하게 만드는 새로운 디스플레이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합니다.

“사외필진의 글은 LG디스플레이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TAGS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