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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로 꾸는 새로운 꿈, OLED TV 개발그룹장 오창호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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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 TV 개발그룹장 오창호 전무는 입사 후 25년간, LG디스플레이가 걸어 온 ‘도전의 길’에 함께 했습니다. 회사 최초로 개발했던 9.5인치 노트북부터 모두가 안 된다고 말했던 IPS기술을 적용한 대형 TV 개발 성공, 그리고 진정한 차세대 디스플레이라고 불리는 OLED까지! 그는 항상 ‘불가능하다는 딱지’가 붙은 미개척분야에서 성공을 꿈꾸었습니다.

25년간, 정말 다양한 사업분야에서 일해오셨습니다

석사과정으로 TFT를 연구하다가 1991년 금성사에 입사했습니다. 회사 최초의 노트북 모델인 9.5인치 제품과 모니터 개발을 하다가 2001년 TV시장이 커지면서부터는 TV개발팀으로 가게 됐지요. IPS 연구, TV-LED 개발담당으로 LED BLU가 적용된 TV제품을 개발하다가 2012년부터 OLED TV를 맡게 됐습니다. 돌아보니 회사의 제품 성공과 함께 저도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유독 신규 기술개발과 최초 제품출시에 많이 관여하신 것 같습니다. 이유가 있을까요?

제가 운이 좋았어요. 입사하면서부터 ‘최초’를 시도할 수 있는 부서로 배치되었으니까요. 주임연구원이 구조와 설계를 직접 결정할 수 있는 경험을 누가 해봤겠습니까? 최초를 성공시킨 자신감이 다음 일에도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해보니까 된다’는 확신을 얻은 사람은 다음 미션에도 긍정적이 됩니다. 새로운 분야에서 고전할 때도, ‘이번에도 하면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끝까지 몰입하게 되더군요.

지금 맡고 있는 OLED TV 개발 역시, 미개척 기술 분야라 어려웠을 텐데요

인류가 처음 달나라로 떠날 때 이런 기분이었을 거에요. LCD는 이미 검증되어 출시된 제품까지 있었지만, OLED는 실현 가능한 기술인지 조차 가늠이 안됐습니다. 그럼에도 OLED 사업에 실패하면 회사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는 각오로 모두가 똘똘 뭉쳤지요.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돌파한 것 같아요. LCD가 오랜 시간을 거쳐 완성한 기술을 저희는 3년으로 압축했으니, 고생도 보람도 그 만큼 크다고 봐야겠지요.

OLED TV는 WRGB와 옥사이드(Oxide) 하판이라는 독자적인 기술로 구현이 가능했습니다. 불가능하다던 기술을 어떻게 성공시키셨나요?

성공하기 전까지 ‘Oxide TFT가 정말 되느냐’, ‘White OLED는 근본적으로 다른 기술이다’ 등등 참 말도 많았습니다. 특히 ‘Oxide TFT로 OLED 디바이스를 만들 수 있는가’가 가장 큰 과제였는데요. 2012년 8월에 워크샵을 가지고, 8천 만개의 트렌지스터를 만들었습니다. 그 중 한 개라도 만족할 만한 품질이 있다면 그것을 확대 재생산시키자는 전략이었지요. 무모했지만 결국 성공해냈으니 훌륭한 방법이었던 셈이지요.

타 업체들이 개발을 주저할 만큼 OLED는 차별화된 기술이지요. 타 업체들과의 경쟁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LCD는 사실상 업체간 기술장벽이 없어졌다고 말합니다. 반면 OLED는 기술복제가 쉽지 않습니다. 설계도면을 보고도 구현하기 힘들다고 하니까요. 국가, 업체 간의 기술복제와 추월이 빠르게 진행되는 지금, LCD만으로는 무서운 기세로 따라오는 외국 업체들을 따돌리기가 힘듭니다. OLED처럼 기술격차가 큰 기술을 개발, 선점해야 합니다.

OLED의 등장과 이를 따라잡으려는 초고화질 UHD TV의 경쟁으로 프리미엄 TV 시장이 확대 되고 있습니다. 어떤 방향으로 성장하게 될까요?

초고화질 기술이 계속 등장하면서 프리미엄 TV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겁니다. 시장은 항상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고급형 제품을 내놓은 후, 보급형을 개발해 대중화의 길을 걷게 됩니다. OLED 역시 최고의 화질을 찾는 이를 만족시킬 고급형부터 고화질을 찾는 일반 소비자들의 선택이 가능한 보급형까지, 사이즈와 사양을 다양화하며 시장을 넓혀갈 것입니다.

현대인은 생활 속에서 수 많은 디스플레이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디스플레이는 어디까지 발전하게 될까요?

사람에게 눈이 있는 한, 디스플레이는 계속해서 성장할 겁니다. 앞으로 주고 받는 정보량이 점점 많아질 텐데, 정보란 말보다 (디스플레이로) 보는 게 더 정확하고 빠르거든요. 그렇다면 지금 종이로 하는 모든 것을 디스플레이로 대체 할 날이 오겠지요. 그 중에서도 저는 웨어러블 디스플레이와 자동차 접목 제품에 주목합니다.

어려운 개발 과정을 이끄는 리더로서 팀 구성원과 후배 연구자들에게 어떻게 힘을 주고 계십니까?

저는 팀장 때부터 임원이 된 지금까지, 팀 구성원들과 꾸준히 면담을 해오고 있습니다. 한 사람과 1시간 정도, 그가 가진 생각을 듣고 어떤 꿈을 가지고 있는 지 대화해 봅니다. 이런 면담을 하는 이유는 ‘조직의 성공은 개인이 추구하는 꿈이 모여 만들어낸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리더로서 팀 구성원들이 꿈을 꾸고, 이를 이룰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꿈을 찾지 못했거나, 꿈을 잊고 사는 후배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십니까?

고민하지 말고 꿈을 정해라, 좀 황당한 꿈도 꾸어보라고 합니다. 대개 사람들은 꿈을 정할 때 근사한 것, 실현 가능한 것을 찾느라 망설이는 시간이 길지요. 하지만 돌아보면 그냥 정한 것 같은데도 꽤 괜찮은 목표를 정한 경우가 많아요. 너무 잘 정하려고 머뭇거리기보다는 마음 가는 대로 정해보는 게 어떨까요? 일단 정하고 노력하다 보면 어느 새 거기 가 있게 되니까요.

그룹장님 개인의 꿈과 비전은 무엇인지, 또 어떻게 정하셨는지 궁금합니다.

20여 년 전, 저를 면담하던 상사 분이 ’10년 후 무엇이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하셨어요. 그 질문을 가지고 생각하다가 “이 회사에서 뼈를 묻어보자! 이왕이면 부사장 정도는 해보자!”고 정했습니다. 그 사이 조금 달라진 건 있지만, 90% 정도는 달성해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LG디스플레이의 구성원으로서 내가 뭘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한 꿈이 있습니다. ‘OLED의 성공으로 지속가능한 기업의 기반을 만드는 것’인데요. 후배들에게 그 기반을 물려주고 갈 수 있다면, 꽤 괜찮은 꿈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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